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구순(九旬)에 망백(望百)까지 넘긴 92세의 노장 문학진 화백이 서울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 1989년 이후 현대화랑에서 26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회화 작품과 종이 콜라주 작품들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1924년생인 문 화백은 1950년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추상형식을 도입한 한국미술교육 1세대 작가다.
1955년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 수상, 1971년 국전 초대작가상, 1989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95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고 국전 심사위원과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진 인물과 정물이 문 화백의 주된 소재였다. 토기, 화병, 꽃다발, 과일 등과 함께 꽃이나 바이올린을 든 소녀를 주로 그렸다.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의 70년대를 지나 90년대에 들어서면 사물들이 윤곽이 다시 명확해진다. 문 화백 초기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소재들이 다시 윤곽을 드러내며 등장했고 2000년대의 신작들은 종이 위에 색종이를 오려 붙이는 콜라주로 이어진다.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이를 두고 "경쾌하고도 신선한 방법의 추이"이며 "공간이 더욱 선명한 평면성과 동시에 입체성의 구성을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윤명로 화백은 그의 스승 문학진의 그림이 "잊혀지고 무심히 지나쳤던 존재와 사물들을 예찬하면서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한다. 소박한 존재들로 삶의 내밀함을 그려냈다는 것이다.
전시는 오는 7일부터 31일까지. 02-2287-3591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