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협상 7년 만에 전격 타결…각국 이해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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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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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세계 최대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7년의 진통 끝에 5일(이하 현지시간) 타결됐다.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TPP 각료회의를 개최해 온 미국,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장관들은 이날 마침내 핵심 쟁점들을 타결했다고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등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미국 현지 협상 관계자를 인용,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대략적 합의’는 각료급에서 협정의 중요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된 가운데, 앞으로 협정문 작성 절차를 남겨둔 상태를 말한다.

각국은 6일 간의 각료급 협상 끝에 막판 쟁점 분야였던 바이오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 낙농품 시장 개방, 자동차 분야 원산지 규정 등에서 합의점을 도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PP 대략적 합의 사실을 발표한 뒤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에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TPP는 무역장벽 철폐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2005년 싱가포르,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등 4개국 사이에 체결돼 이듬해 발효됐다.

현재 기존 체결국 4개국과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페루,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이 TPP 확대 협상을 진행해왔다. TPP에 참가하는 12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 자동차·낙농품·의약품 3대 쟁점…국가별 이해관계 엇갈려

이번 회의 3대 쟁점은 자동차부품 원산지 표기 문제와 낙농품 시장 개방,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이었다. 이 가운데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을 두고 미국과 호주가 온도차를 보이면서 회의가 교착 상태를 보였다.

미국은 보호 기간을 기존 12년에서 8년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호주에서 새 제안을 내놓지 못해서다.

당초 TPP 협상은 지난 7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결론을 낼 계획이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한 차례 결렬됐었다. 이후 지난 달 30일부터 애틀랜타에서 이틀 일정으로 회의를 재개했지만 주요 사안에 대한 당사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러 차례 연장했다.

일본이 5대 중요 품목으로 지정했던 쌀의 경우, 우선 미국산 5만t, 호주 6000t으로 무관세 수입물량을 설정한 뒤 13년차부터 각각 7만t, 8400t으로 확대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쇠고기 관세율도 현행 38.5%에서 TPP협정 발효 즉시 27.5%로 낮추고 16년 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 최종적으로 9%까지 내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포함됐지만 16년차 이후 4년 간 발동이 없으면 폐지된다. 세이프가드의 폐지는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이었다.

돼지고기 가운데 소시지 가공 등에 사용하는 저가제품은 ㎏당 482엔을 부과하는 수입관세를 10년 뒤에는 50엔까지 낮추기로 했다. 돼기고기 고가품은 4.3%인 관세를 10년 뒤에는 폐지한다.

◆ 농업·축산업계 경쟁력 강화 긍정적 전망…각종 수입품 가격 인하 효과도

미국은 일본산 쇠고기와 쌀, 과일 등에 대한 관세를 향후 철폐해 일본이 역점을 두고 있는 브랜드 농산물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급 상점 등에서 인기가 높아지는 일본산 쇠고기의 무관세 수입 물량을 3000t에서 6250t까지 약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캐나다는 26.5%의 수입 관세를 6년 뒤에, 멕시코는 20~25%인 수입 관세를 10년 뒤에 각각 없애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방어, 고등어, 꽁치 등 일본의 수출 수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일본 정부가 수입을 관리하는 밀과 보리는 수입관세(밀 ㎏당 55엔. 보리 ㎏당 39엔)을 유지키로 했다. 대신 국가가 수입 제분 회사에 재판매할 때 가산하는 ‘수입 차익’을 협정 발효 9년차까지 45% 삭감하기로 해 수입 가격을 내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일본은 미국과 싱가포르가 수출 확대를 요구했던 초콜릿 과자와 코코아 가공품은 일정한 무관세 수입량을 배정하고 11년 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그 물량을 늘리기로 양보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등 TPP국가들이 수출하는 유제품에 대한 일본의 양허 내용도 밝혀졌다.

일본은 체다와 고다 등의 숙성 치즈에 대한 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16년 뒤에는 이를 폐지키로 했다.

블루 치즈는 29.8%인 현행 관세를 협정 발효 11년차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가공 치즈는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 각각 수입 물량을 마련해 우대한다. 탈지분유와 버터는 최근의 추가 수입량의 범위에서 뉴질랜드 등에 대한 우대 물량을 정하기로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와 같은 합의 내용은 일본의 농민과 축산업계에 경쟁력 강화를 촉구하는 계기와 다양한 수입 식품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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