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지하철 스크린도어 오작동…손 놓은 서울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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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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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스크린도어 고장·장애 발생 크게 늘어…역평균 100건, 일평균 33건꼴로 문제 발생

  • 출퇴근 시간대 발생 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 안한 채 외면

지하철 4호선의 한 역사에서 반대편 열차가 들어오자 스크린도어가 오작동돼 열려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심모(33)씨는 얼마 전 휴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승강장에서 열차를 대기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승차 방향 반대편에서 열차가 들어오자 심씨가 서 있는 승강장의 스크린도어(안전문)가 열렸기 때문이다. 평소 출퇴근 시 많은 승객 사이에 끼어 스크린도어 바로 앞까지 밀착해 열차를 대기하던 심씨로서는 식은땀이 나는 경험이었다.

최근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 구간의 스크린도어 고장 및 장애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크린도어 오작동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감지센서와 관련해 서울메트로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승객들의 안전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가 담당하는 지하철 노선 중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121개 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고장·장애는 지난해에만 총 1만213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9009건, 2013년 9145건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로, 일평균 33건꼴로 스크린도어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장애 가운데 가장 잦은 문제는 감지센서 오작동에 있었다. 지난해 9월 4호선 이수역(총신대입구역)에서 승객 이모(82·여)씨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한 사고나, 올해 8월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전동차에 치여 숨진 사고 모두 스크린도어 오작동이 초래한 사고였다.

열차가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스크린도어가 열리는 경우를 비롯해 승객의 승하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린도어가 닫히는 경우 등 지하철역마다 일주일에도 3~4건씩 이와 같은 스크린도어 오작동으로 인한 신고가 접수되는 상태다. 하지만 해당 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비 담당자를 부른 뒤 먼지 등을 털어내는 게 전부다.

지하철 4호선의 한 역사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는 이틀에 한 번꼴로 자주 들어오지만, 정전기 등으로 인한 기계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먼지를 털어내는 등 점검하는 것 말고는 손 쓸 방법이 없다”면서 “시스템적인 문제는 아니며, 지상에 있는 역은 비가 올 때 습기 등으로 인해 오작동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승객이 붐비는 지하철 9호선의 한 역사. 일부 승객이 안전선을 넘어 열차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기자]


문제는 지하철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 이 같은 스크린도어 오작동이 발생할 경우,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출퇴근 시간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서울역, 동대문역 등에서는 승객이 집중돼 일부 승객이 안전선을 넘어 열차를 대기하는 일이 빈번하다. 승강장에 승객이 몰려 밀리다 보니 스크린도어를 코앞에 두고 서거나, 스크린도어에 몸을 기대는 승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철도시설안전과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때의 지하철 스크린도어 오작동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본다”면서도 “먼지만 털어낼 정도의 간단한 감지센서 오작동은 고장 및 장애로 보고되지도 않으며, 감지센서 배전판의 위치를 바꾸거나 레이저 센서로 교체하는 것은 역내 노후시설과 노후차량 등에 대한 교체 및 개선이 시급해 예산상 후순위로 다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오작동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감지센서에 먼지 등 이물질이 묻은 경우가 잦아 이를 닦아내는 것이지, 다른 문제가 있을 시에는 시스템을 리셋하거나 교체하기도 한다”며 “출퇴근 시간 때 승객이 지하철 승강장 안전선을 넘어 대기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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