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3분기를 떠나 장기 침체가 우려된다. 시장이 회복되기만을 지켜만 보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 진입과 유가하락에도 불구 운임이 바닥권에 머무르면서 해운업계가 향후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간 노선합리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확대가 기대됐던 한진해운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2조456억원과 536억원으로 지난 8월 초 예상치인 매출 2조2086억원, 영업익 1278억원에서 영업이익 부분이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의 경우에도 올 3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960억원, -110억원으로, 69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됐던 8월 초에 비해 상황이 크게 나빠진 상태다. 그나마 대한해운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KB투자증권은 대한해운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633억원과 2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3곳 이상 증권사가 전망한 8월초 전망치인 매출 1423억원, 영업익 236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안정적인 전용선영업 위주의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시장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대형 상선업체들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운임하락이 결정적이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상해발 미국 컨테이너 운임은 7월 말 들어 1TEU(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600달러를, 같은 기간 상해발 유럽 컨테이너 운임은 1TEU에 1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0월 9일 현재 미주 운임은 1197달러, 유럽 운임은 259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이는 초대형 상선이 아시아-유럽 항로에 집중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선진국의 소비둔화로 운임이 갈수록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물동량 감소는 직접적으로는 아시아 국가의 선진국 수출이 둔화된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물동량 정체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해운분석기관 드류리(Drewry)는 컨테이너선 시장 불황은 앞으로 3년 이상 더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과 글로벌 물동량 감소 등이 이유다.
고 연구원은 “‘아시아 수출-선진국 수입’ 패턴의 약화로 향후 과거와 같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은 컨테이너 운송시장에서 운임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국내선사는 비용우위 확보와 영업력 강화에 진력함과 동시에 서비스 노선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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