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영화 '착요기' 흥행돌풍 배후의 '유령상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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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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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중에 120분짜리 영화 15분마다 상영

  • 좌석은 텅텅…웹사이트엔 '만석'…박스오피스 조작 논란

중국 최대 박스오피스를 기록한 영화 '착요기' 시사회 현장.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3일 저녁 모바일로 영화 ‘로스트 인 홍콩’을 예약하려 했더니 해당 영화관 밤 10시 상영 영화는 모두 '만석'이거나 구석 몇 자리 남아있었다. 간신히 영화를 예매하고 밤 10시에 상영관에 들어가니 100여명 정원 규모의 상영관은 텅텅 비어있었다."

“지난 8월말 모 영화관에서 한밤중에 상영한 영화 ‘착요기’는 황금시간 대가 아닌데도 웹사이트 상에서 모두 만석으로 표시됐다. 동일한 상영관에서 15분마다 상영하는 데도 있었다. 영화가 120분짜리인데 말이다.”

중국 영화관에서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다는 이른 바 ‘유령상영관(幽靈場)’의 모습이다.

최근 중국 대륙에서 ‘착요기’, ‘로스트 인 홍콩’ 등 중국산 영화가 개봉 열흘 만에 흥행수입 10억 위안(약 1758억원)을 가뿐히 넘기는 등 중국산 영화 인기몰이의 배후엔 유령상영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 밤중에 영화를 상영해 관객이 없더라도 마치 관객이 꽉 차 만석인 것처럼 시스템을 조작해 박스오피스 수입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중산층과 내수 진작이 중국 영화시장을 키운 것도 있지만 최근의 중국산 영화의 열풍엔 유령상영관과 같은 ‘거품’이 끼어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다.

중국산 영화의 경우, 특히 영화배급사가 영화관도 함께 운영한다면 별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박스오피스를 크게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영화 흥행수익에서 영화전문기금(5%), 영업세(3.3%) 등을 제하고 남은 액수를 영화관과 제작배급투자사가 각각 43%, 57%로 나눠가지는 구조다. 100위안의 흥행수입을 조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고작 영화전문기금, 영업세로 내는 8.3위안에 불과하다.

특히 개봉 초기에 유령상영관과 같은 방식으로 박스오피스 기록을 부풀려 놓으면 관객몰이가 쉬워 손 쉽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이에 중국에선 영화 흥행은 배급사 측에서 얼마나 부풀리기를 잘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유령상영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14일 중국 영화 당국에서 영화관에서 티켓시스템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전격 내놓았다. 여기에는 각 영화관이 영화티켓을 1장씩 판매하면 10분 이내로 당국에 보고하고, 당일 오전 12시 이전까지 전날 영업일의 박스오피스 수치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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