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에 삼삼오오 모여 함께 투자하는 주식매매방이 늘고 있다. 주식매매방은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던 2~3년 전부터 전직 증권맨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서울이나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A증권에서 일하는 B씨는 21일 "구조조정으로 밀려난 임직원이 부업 삼아 투자에 나서는 현상으로 생각한다"며 "과거 중심이 여의도였다면, 요즘에는 강남이나 분당이 더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씨는 "주식 투자로 번 돈은 재투자로 잃기 쉽지만, 주식매매방 임대업은 안정적"이라며 "돈을 버는 사람은 건물주뿐이라는 농담도 오간다"고 전했다.
원한다고 주식매매방에 무조건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명 고수로 불리는 투자자가 있는 주식매매방은 면접을 통해 사람을 뽑는다. 여기서 주식투자 기법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된다.
증시가 올해 들어 살아나면서 주식매매방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밀려난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 영업맨이 전업투자에 나선 영향이 크다.
이 가운데 일부는 다시 증권사로 재취업하거나, 투자자문사 인가를 받기도 한다.
인기가요 '마법의 성'을 불렀던 김광진 전 동부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퇴직 후 전업 투자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에서 물러난 후 미래와금융연구포럼을 세웠다가 다시 운용업계로 돌아온 경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인터넷 포털을 보면 주식매매방 정보를 구하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며 "증시 호황 속에 이런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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