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취임 후 첫 영국 국빈 방문이 '풍성한 경제협력' 성과를 거두고 중국과 영국의 '황금시대' 개막을 알리며 마무리됐다. 중국 언론은 한 목소리로 이번 시 주석 영국 국빈 방문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이 중-영 간 경제적 거리를 좁힌 것 외에 경기둔화는 물론 남중국해 등 각종 사안에 대한 중국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전하는 무대이자 기회였다고 2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우선 최근 중국 경기둔화는 물론 중국발 위기론 확산 우려를 일축하고 중국 경제에 대한 흔들림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런던 중-영 비즈니스 서밋' 연설에 나서 "중국은 지난 30년간 고속성장을 이뤘고 중산층 증가세, 생산능력 확장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경제발전모델 전환에도 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여전히 막대하고 앞으로 더 방대한 잠재력을 방출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영되며 경착륙은 없다"고 못 박았다.
최근 미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중국의 입장을 다시 강하게 피력했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제도는 중국 고유의 땅으로 선조들이 남긴 유산"이라며 "중국의 주권과 남중국해 관련 권리나 이해를 침범하는 행위에 용납은 없다"고 밝혔다.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중국의 평화발전의 길은 어떤 사람도, 그 어떤 사건도 그 어떤 이유도 흔들 수 없는 것"이라며 미국같은 '세계 경찰국가'가 될 뜻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산당 독재체제 대한 일부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또 다시 신발론을 펼치며 "중국은 중국인이 선택한 중국의 길을 간다"고 설명했다. 신발론은 시 주석이 취임 후 러시아 방문에서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이 있고 그 신발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신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제시한 개념으로 중국식 사회주의를 설명하는 것이자 내정간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의 이번 영국 국빈방문은 영국에 '선물 보따리'를 선물해 중-영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중국도 실리를 챙긴 외교적 행보로 평가된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4박 5일간 영국은 시 주석을 극진히 환대하며 중국을 제2의 교역국으로 삼겠다는 영국의 실용주의 노선을 확실히 보여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는 물론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3대가 총출동해 시 주석 부부를 맞이했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총리 집무실 공식 정상회담 외에 총리 전용 별장 체스커 회동은 물론, 작은 펍에서 맥주와 피시앤칩스를 즐기는 '펍 회동'을 깜짝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시 주석은 영국에 엄청난 규모의 '돈 보따리'를 선물했다. 양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기간에만 인프라, 에너지, 부동산 등 각 분야에서 총 400억 파운드(약 70조 2400억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중국도 실리를 챙겼다. 유럽 대표 국가인 영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한 것은 유럽 대륙 진출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평가다. 시 주석이 야심차게 내놓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추진을 위해서도 유럽 시장 진출의 '열린 문'은 필요하다.
금융시장에서 '영국'이라는 동반자를 확보한 것도 긍정적이다. 앞서 영국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동참을 선언하면서 세계 각국의 AIIB 참여를 이끌었다. 중국은 위안화 역외 거래 기지로 글로벌 금융 허브인 런던을 선택, 인민은행이 역외 위안화 단기 국채를 시 주석 방문과 함께 런던에서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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