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주요국 통화정책에 원·달러 환율이 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같은 환율 변동에 수출업체들은 투자계획을 짜는 데 고충을 겪고 있다. 대외 개방도가 높은 국내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의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 한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3.8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9.1원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주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원인이다.
앞서 23일 장 마감 이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35%로 조정하고 적격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낮추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역외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원 오른 1135.5원에 개장해 오전 한때 1138.3원까지 급등했다.
이처럼 최근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 3분기(7∼9월) 미국 달러화에 견준 원화 가치의 변동성은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 변동폭은 3분기 평균 7.3원(0.63%)으로 집계됐다.
3분기 환율 변동성을 월별로 봐도 전날 대비 변동폭은 7월 4.5원(0.40%), 8월 6.5원(0.55%), 9월 7.1원(0.60%)으로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커졌고, 10월 들어서도 계속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대외의 작은 변수에도 환율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이번주 환율 역시 들쭉날쭉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7~2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0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등이 변수다. 미국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할 경우 10월 FOMC에서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환리스크에 취약한 수출 위주 중소기업에게 이처럼 변동성이 큰 환율은 매출액을 갉아먹는다.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에서 환율 컨설팅을 받은 기업은 지난해 85곳에서 올해는 230곳으로 세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만큼 기업들이 이전에 비해 환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위험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기업들에 대한 무역보험, 유동성 지원, 외환 리스크 관리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상품의 기술력 제고, 브랜드 가치 향상, 마케팅 경쟁력 강화 등 비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도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융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해졌고 잠재적으로 취약한 분야들이 새롭게 생겨 작은 충격도 자금 흐름 또는 환율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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