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작품 속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액체처럼 묘사됐다. 또 다른 그림엔 핏기없는 외계의 생물 같은 여인이 등장한다.
서울 팔판동 갤러리도스이 선보이는 안중경 작가의 '인간연구-아무 말 없이'展에는 예술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작가에게 인간의 피부는 뇌와 같이 독립적으로 생각하며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인식된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예술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작가는 보이는 것과 보일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에 우리의 피부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현재를 두르고 있는 피부는 독립적인 자아를 지니고 있으며 기억과 감정을 가진 무엇이다. 작가는 이런 피부의 수축과 팽창, 긴장과 이완을 캔버스 안에 그려냈다.
혼돈과도 같은 안중경의 작품은 질서와 무질서가 뒤섞인 기괴한 모습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느낌을 선사한다. 기괴한 형상과 독특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감으로 작가의 예술 세계를 잘 표현해냈다. 전시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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