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사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탁결제원 지분을 보유한 주주와 수익에 기여하는 이용자 순위를 보면 차이가 크다"며 "거래소와 지배관계 해소를 통해 이용자 중심으로 주주구성을 재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예탁결제원의 이용자는 과거와 달리 증권사 외에 기관투자자, 보험사, 은행 등 다양하다"며 "이용자이자 주주가 우리 회사를 감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탁결제원 지분은 한국거래소 70.43%, 코스콤 4.63% 등 거래소 측이 총 75%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기타금융기관(23.43%), 금융투자협회(0.19%), 우리사주조합(0.88%) 등이 보유 중이다.
유 사장은 "(거래소의) 지분 비율을 낮추는 것은 거래소 및 정부와 상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현재 거래소와 협의체를 만들어 잠재적 매수자를 물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거래소와 상의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투자자를 찾아서 다음 순서는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거래소 시장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거래소 지주회사 기업공개(IPO) 선결과제로 거래소의 예탁결제원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궁긍적으로 지배관계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유 사장은 이날 경쟁을 통한 '시장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특히 그는 최근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거래)이 향후 경영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후강퉁 투자를 할 때 예탁결제원 서비스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믿었지만, 나중에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별도의 KSD후강퉁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주력했다"며 "그 결과 최근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도 고객 계좌를 예탁결제원에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규정을 만들어 KSD시스템을 사용토록 강요하고 수익을 올렸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그런 길을 가지 않겠다"며 "고객이 KSD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자등록 플랫폼 구축·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도입·퇴직연금시장 지원 플랫폼 제공 등 자체 비즈니스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유 사장은 "금융에는 삼성전자가 없다고 하지만 처음에 삼성전자도 먼지 쌓인 TV를 팔던 회사"라며 "한 번에 삼성전자가 될 수는 없지만 만약 금융에서 삼성전자가 나온다면 예탁결제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유재훈 사장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 증권감독과장,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3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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