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문화재 숨겨뒀던 박물관장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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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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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척 영은사 영산회상도]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도난당한 문화재 수백 점을 창고에 숨겨둔 사립박물관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엄상필 부장판사)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미술박물관 관장 권모(74)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박물관 운영자로서 문화재 유지·보존과 연구에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다량의 문화재를 등록되지 않은 수장고에 은닉하는 등 문화재의 효용을 저해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권씨가 재판 과정에서 문화재를 모두 반환했다는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권씨는 2009년 10월부터 작년 6월까지 제천 정방사에서 도난당한 '독성도' 등 불교 미술품 16점과 지석 379점을 경기도 성남의 한 건물에 보관했다.

앞서 2012년 서울 종로구 한 갤러리의 제의로 1993년 삼척 영은사에서 도난당한 '영산회상도'를 2억1000만원에 사들인 혐의도 받았으나 재판부는 구입 당시 장물임을 인지할 만한 정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성명을 내고 "영산회상도 무죄 판단은 아쉽지만 그간 공공연하게 이뤄진 불교 문화재 불법 은닉을 범죄로 규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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