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결혼하면 만사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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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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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안(2016~2020)을 두고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대책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들이 일찍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을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현재 한국 출산율은 1.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최근 저출산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EU(유럽연합) 평균 출산율(1.55)도 한국보단 높다. 이대로 가다간 2300년에는 한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니 고령화 속도도 세계 1등이다. 그런데 이런 비관적인 상황에서 나온 대책치곤 절절함이 없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청년들이 각종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예비부부의 연령이 낮을수록 전세자금혜택을 늘리고, 이들이 결혼해서 애를 낳으면 임신과 출산, 육아에 드는 비용을 대신 내준단다.

결혼만 빨리하면 '만사형통'이니 현행 6년인 학제를 5년으로 개편해 졸업을 빨리시키고, 국가가 나서서 청년미팅도 추진한다. 시대는 변하는데 흐름을 못 쫓은 정부만 아직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 요점을 모르니 200장이 넘는 계획안은 우왕좌왕이다.  

'결혼'과 '출산'도 선택하는 시대다. 출산율이 낮은 건 여성이 스스로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여성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하는데 '출산'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지 파악하는게 먼저 아닐까.

1·2차에 걸쳐 추진된 대책이 실패한 원인은 장기적인 안목없이 일시적인 땜질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삶의 방식과 가족의 형태는 다양해졌는데 여기에 대한 고민 없이 경제적 지원을 해줄테니 애를 낳으라는 말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최근 만난 복지부 관계자는 "여태까지는 국내 저출산이 얼마나 심각한 단계인지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정책 실패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10년이라는 시간과 80조원을 들인 수업료 치곤 얻은게 너무 없다. 매번 값비싼 수업료만 치르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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