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새로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는 특유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5위 업체로 성장했다”며 “2004년에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이후, 2006년에 럭셔리 브랜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출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더 다양한 고급차 라인업을 확충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점도 고려됐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있지만, 고객을 위해 럭셔리 브랜드를 내놓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균형잡힌 주행성능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거론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파리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쿠페와 제네시스, 에쿠스에 대해 “3가지 차종이 ‘스페셜 게스트’로 모터쇼에 선보였다”고만 소개하고 상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실제 정 부회장은 “에쿠스의 유럽 시판은 언제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모터쇼 현장을 빠져 나갔다.
이후 현대차는 지난 2012년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한 자리에서 “토요타의 렉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성공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굳이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내부에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지속적으로 운영했고, 글로벌 고급차 시장조사 및 경쟁 업체에 대한 분석 작업을 계속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결정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내놓은 건 도요타가 렉서스를, 닛산이 인피니티를, 혼다가 어큐라를 내놓은 것과 유사하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의 경우 처음부터 사업부를 독립시켰고, 전용 매장을 갖춰 차별화한 반면에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채널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고위 임원도 “아직은 모델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고, 라인업이 충분히 확보된 이후에는 별도의 채널로 독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차량과 다음 달 초대형 럭셔리 세단을 출시하며, 해외에서는 미국에 내년초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향후 5년간 신규 개발모델 4종을 추가해 오는 2020년까지 총 6종의 모델로 구성된 럭셔리 라인업을 구축한다. 2017년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이 공개되며, 이후 대형 럭셔리 SUV, 고급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의 출시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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