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년으로 확정된 베우둠과 케인과의 리매치는 상성상 베우둠이 유리해 보인다. 케인도 전력 분석을 통해 전략을 다시 세우겠지만 1차전과 같은 패턴이 계속된다면 케인에게는 승산이 없다.
1차전에서 베우둠은 케인의 주먹이 닿지 않는 원거리에서 긴 리치를 활용한 타격으로 케인을 공략했다. 케인이 자신의 장기인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전진스텝으로 근접해 오면 목을 잡고 누르며 타격을 방어했고, 이를 통해 상대의 체력을 조금씩 갈아먹었다.
케인은 세계 최강의 주짓수 실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베우둠의 관절기를 의식한 듯 그라운드를 전략에서 배제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공격패턴의 단순화를 불렀다. 타격을 고집했지만 리치 차이로 계속 유효타를 허용했다. 결국 체력이 빠졌고, 데미지를 입은 상태에서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다 길로틴 초크에 잡혀 허무하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그라운드 상황에서 하위 포지션에 위치해도 관절기로 한방을 노릴 수 있고 원거리 타격에 강하며, 좋은 신체조건을 지닌 베우둠은 상성 상 케인에게 부담스럽다.
알롭스키는 193cm, 108.8kg, 산토스는 193cm, 108kg의 신체조건을 갖춰 베우둠(193cm, 110kg)이 신체적 이점을 전혀 누릴 수 없는 선수다. 테이크 다운 디펜스도 좋아서 그라운드로 몰고 가기도 쉽지 않다, 결국 베우둠의 입장에서는 결국 타격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었는데 결과는 완패였다. 물론 베우둠의 타격 능력이 이 때보다 일취월장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다른 두 선수도 그 동안 논건 아니다.
반면 이 장신 타격가들은 케인을 넘기가 어렵다. 산토스와 케인의 두 번의 경기는 작은 키의 타격 능력을 갖춘 레슬러가 장신 타격가를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케인은 당시 산토스를 전진스텝으로 압박하고 또 압박하며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근접 타격을 통해 상대를 케이지에 몰고 더티 복싱으로 계속해서 주먹을 꽂아 넣으며 괴롭혔다. 또 기회가 나면 그라운드로 상대를 끌고 가 파운딩과 엘보우를 섞어 넣으며 틈을 내주지 않았다. 산토스는 특기인 스텝과 원거리 타격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알롭스키도 산토스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더군다나 맷집은 더 약하다. 계속된 압박에 버틸 체력도 부족하다. 차라리 미오치치에게 더 승산이 있어 보인다. 그는 강력한 레슬링 실력을 바탕으로 케인에게 버티며 클린치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노장 조쉬 바넷(37), 알롭스키에게 패했지만 여전히 헤비급 강호로 분류되는 트레비스 브라운(33), 곧 산토스와 일전을 앞둔 알리스타 오브레임(35, 임페리얼 애슬레틱) 등이 헤비급 컨텐더가 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과거 덩치만 컸던 헤비급 선수들이 기술적, 전략적으로 발전해 다양한 스타일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며 ‘올라운드화’ 되고 있는 다른 체급과는 달리 헤비급은 선수들 개개인의 개성과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어 더 흥미롭다. 한 번도 장기 집권이 이뤄지지 않은 UFC 헤비급이지만 최근엔 한 명의 챔피언이 한 번의 타이틀 방어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치열하다. 매 헤비급 경기를 다음 대진을 구상하며 보는 것도 팬들 입장에서 큰 재미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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