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외국계 대형 회원제 창고형 점포인 코스트코 코리아가 국내에서 온라인 몰을 개설해 운영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지만 정작 회사 측은 이를 이용해 회원 모집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8일 코스트코 홈페이지와 소비자들에 따르면 코스트코 코리아(이하 코스트코)는 당초 10월 중 온라인 몰을 개설, 그동안 10여개 정도의 국내 구매 대행사를 통해 판매하던 자사의 상품을 직접 판매키로 했다.
아주경제신문이 지난 8월 27일 이 업체의 온라인 몰 운영 계획을 단독 보도한 이후 코스트코 측은 지난 9월 18일 자사 홈페이지에 ‘새롭게 즐기는 코스트코’라는 안내와 함께 'COMING SOON!'이라는 팝업창을 만들어 홍보를 시작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코스트코 온라인 몰 운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아주경제 기사를 인용한 블러그가 30여개에 달한 정도다.
게다가 코스트코 측은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내점 고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몰 개점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팝업창 안내 시작 후 두 달여가 지나도록 자사 홈페이지 어디에도 온라인 몰 운영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게재하지는 않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아직도 공식 홈페이지에는 같은 팝업창이 게시되고 있으며, 초기화면 배너 중 ‘Join online Now!'를 클릭하면 회원 가입코너로 유도하고 있다.
코스트코 코리아의 회원권은 총 3가지로 사업자를 위한 연회비 3만원의 비즈니스 회원권과 연회비 3만5000원의 개인용 골드스타 회원권, 고객을 끌기 위해 삼성카드와 제휴한 전용 신용카드 회원권 등이다.
한 네티즌은 “코스트코 대표 전화로 확인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로 12월 이전에야 오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만 들었다”며 “왜 9월부터 안내를 했으며, 이는 회원가입을 유도한 것이냐고 질문하자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도 신통한 답변을 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집 근처에 코스트코가 없어 이용을 못해오다가 온라인 몰을 금세 운영할 것처럼 회사 측에서 홍보해 회원에 가입했는데 벌써 한 달을 허비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본보는 코스트코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마케팅팀으로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자동응답기로 넘어갈 뿐 실제 대화는 할 수 없었다.
코스트코는 세계적인 유통 공룡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지난 2006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철수한 상태에서 외국계 자본 유통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남아 이마트를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토종 오프라인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면서도 매출 신장을 계속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기준으로 코스트코 코리아의 2012년 9월 1일부터 2013년 8월 31일까지 매출은 2조5371억원이었다. 그러나 2013년 9월 1일부터 2014년 8월 31일까지 매출은 2조8618억원으로 약 1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70억원에서 1638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이는 코스트코와 비슷한 유형의 창고형 매장을 운영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 빅마켓이 별도로 영업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국내 대형 마트들이 영업이익률이 5~7%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코스트코는 지난 1994년 신세계와 제휴 방식으로 경기도 양평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난 8월 2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12번째 매장인 공세점을 오픈했다. 지방 여러 곳에서 추가 점포 개설을 타진하고 있지만 지역 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코스트코는 전 세계 9개 나라에 685개의 매장(2015년 8월 24일 현재)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 법인으로 등록된 코스트코 코리아는 1994년 신세계와 제휴 방식으로 경기도 양평에 첫 매장을 냈다. 지난 8월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12번째 매장인 공세점을 오픈했다. 아직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이름으로 이 회사의 지분 3.3%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세계 9개국 코스트코 가운데 온라인 몰을 운영하는 국가는 미국·영국·캐나다·멕시코 등 4곳뿐이다. 한국에 온라인 몰을 개설하면 아시아 지역에선 최초다.
코스트코 온라인 몰 운영 방식은 이들 국가들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의 온라인 몰은 회원과 비회원 구별 없이 회원 신청을 별도로 받는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있는 식·음료 등의 상품에 대해서는 기존 유료회원이나 비회원에게 공동으로 할인율을 적용한다. 단 유료회원에게는 구입금액의 2% 정도를 적립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반면에 의류 등 비식품군 등 유통기한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비회원에게 추가 비용을 받고 있다. 물론 배송비는 무게와 수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스트코의 운라인 몰 운영이 잘 될 것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들 상품 구매를 위해서는 배송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이 전국의 마트 매장을 활용해 물건을 즉시 배달할 수 있지만 코스트코는 영업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서울지역에 양평점(영등포구)·양재점(서초구)·상봉점(중랑구) 등 3개 점포를, 경기도에 일산점과 광명점·공세점·의정부점 이외에는 천안·대전·대구·울산·부산에 각각 1개씩의 점포만 운영하고 있어서다.
최근 대형마트들의 온라인 몰은 전국 1일 배송은 일반화됐고, 홈플러스는 최근 1시간 이내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까지 시작했다. 그렇다고 코스트코 측이 무턱대고 국내 한 쇼셜커머스처럼 배송 기사들을 직접 고용해 총알 배송을 벌일 경우 수많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