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IBM이 인공지능(AI) 컴퓨터 왓슨(Watson)을 전면에 내세워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능을 대폭적으로 개선하고, 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왓슨의 서비스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수익 악화에 직면한 IBM이 왓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 IBM의 히든카드 왓슨
지난달 2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IBM의 IT기술을 소개하는 행사 ‘인사이트 2015’가 열렸다. 이 행사는 IBM의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소개하는 자리로, 이날 왓슨을 보기 위해 1만2000명에 이르는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IBM 왓슨 사업을 이끄는 마이크 로딘 수석 부사장은 “2016년에는 왓슨의 가치 향상과 규모 확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왓슨은 IBM이 인공지능 부문에서 타사를 압도할 수 있는 히든카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 일상 생활 속에 들어 온 왓슨
마이크 로딘 수석 부사장은 “왓슨은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코그니티브 비즈니스 전략의 주인공이 왓슨”이라고 강조했다. 코그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는 사업 부문과 형태에 대한 구분 없이 모든 시스템에서 사고능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와인 검색 애플리케이션 ‘와인포닷미(Wine4.me)'는 검색 과정에서 왓슨을 활용한다. 앱 이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포도 종류와 지역, 국가, 와이너리(양조장)를 입력하면, 왓슨은 이용자에 맞는 와인을 골라낸다. 뿐만 아니라 이 데이터를 토대로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도 추천해준다.
또 호텔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모멘트(GoMoment)'도 왓슨을 활용한 기업 중 하나다. 이용자가 이메일로 체크아웃 시간과 스마트폰 충전기 대여 등을 문의하면 바로 답변이 돌아온다. 이 서비스는 왓슨을 활용해 숙박이용자의 95%의 질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IBM의 왓슨 활용 전략은?
와인검색과 호텔 이용자 서비스의 활용 사례는 매우 작지만 향후 IBM이 왓슨 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IBM은 두 회사에 왓슨을 활용한 분석과 응답기능 등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라 불리는 기본적 기술만을 제공했다.
업계 전문가는 “IBM이 업종이 다른 기업을 이용해 왓슨의 활용도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왓슨을 IT서비스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왓슨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제공해 그 이용료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IBM은 향후 왓슨 관련 사업의 매출을 100억 달러(약 11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로딘 부사장은 “내년에는 API의 종류를 지금의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기업과의 제휴로 100가지 이상으로 늘어난 왓슨의 활용도가 향후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 왓슨(Watson)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로 언어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근거에 따라 가설을 세워 경험에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관련 분석 처리가 끝나면 그것을 지식으로 축적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데이터에서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찾고 해석해 복수의 결론을 도출한 후 어떤 결론이 가장 정확한지를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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