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카페] 명품시계 슬로건이 의미하는 것(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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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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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로고

아주경제 조성진 기자 = 각 시계 회사가 내걸고 있는 슬로건을 보면 그 브랜드의 특장점을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짧은 문구에 해당 시계의 철학과 가치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소위 ‘하이앤드의 궁극’이라는 초고가 브랜드 랑게(A Lange & Sohn)는 오토매틱 기술력의 최고봉이라는 자신감과 절대 우위를 강조하는, 그래서 전자시계나 쿼츠 등과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걸 강조한다. “Foe people who would never, ever wear a digital watch”
번역하면 “디지털 시계를 절대 차지 않을 사람들을 위한 손목시계”다.

항공시계의 최고봉으로 올라선 브라이틀링은 그렇게 강조해오고 있는 ‘기술적 우위’를 슬로건에 담았다. “완벽함에 대한 열정(A passion for perfection)”이다. 또한 비행조종사 등 특수한 전문직을 위한 항공시계의 표준을 세우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슬로건은 “전문가를 위한 정교한 기기(Instruments for professionals)”다.

파텍 필립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 즉 남과 다른 존재감의 중요성과 변치 않는 사랑·열정을 슬로건에 담았다.
“당신의 전통을 시작하세요(Begin your own tradition)”
“영속적인 연애를 시작해라(Begin an enduring love affair)”

“시계장인(The master watchmaker)”이라는 오데마 피게의 슬로건은 극히 단순하지만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롤렉스는 ‘퍼페추얼’이란 단어를 모델명에 사용하듯이 슬로건에도 이 단어와 시간을 재치 있게 담았다. “영원한 정신(Perpetual spirit)”, “롤렉스와 함께 하는 시간(In time with Rolex)”
그리고 롤렉스를 착용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짧은 문장에 문학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담아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위해(For life's defining mements)”와 “위대함을 위해 살다(Live for greatness)”라는 두 슬로건은 시계 브랜드 사에 길이 남을 명 문장이다.

피아제는 “움직이는 보석(Jewellery in motion)”이다.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시계 인덱스나 배젤 또는 다양한 부위에 배열해 초고가의 상품으로 만드는 피아제다운 발상이다.

쇼파드는 “궁극적 기준(The ultimate reference)”이다. 시간의 기준 및 품질과 스타일의 기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일 ‘궁극적 시계(timepiece)’ 또는 ‘궁극적 시간(time)’이라는 슬로건이었다면 개성도 없고 대단히 유치했을 것이다.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당신의 열정을 사라(Live your passion)”이며 제랄드 젠타는 “살아있는 전설(The living legend)”이다.

튜더는 기격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세공을 중시한다는 내용을 슬로건에 담았다.
“성능을 위해 디자인됨. 탁월함을 위해 세공됨(Designed for performance. Engineered for excellence)”

불가리는 보석으로 출발한 회사답게 “보석세공의 정수(The essence of a jeweller)”가 슬로건이다. 결국 불가리 시계 역시 오랫동안의 보석세공 노하우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걸 말해주는 문구다.

세이코는 시계사의 또 다른 혁신을 몰고 온 기술력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슬로건으로 고도의 테크놀로지와 기술적 우위의 가치를 강조한다. “Dedicated to perfection”
‘완벽함에 대한 헌정’ 또는 ‘완벽함을 칭송한다’ 등등 하나로 번역하기엔 무리가 있는 다의적 내용을 담은 촌철살인 문구다.

벨앤로즈의 슬로건은 “시간 기기(Time instruments)”다. 너무 평이하고 이 브랜드가 뭘 말하려는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반면 론진의 슬로건은 그 어떤 CF 카피를 능가할 만큼 멋지다. “우아함은 태도다(Elegance is an attitude)” 누구 만들었는지 가히 예술이다.

해리 윈스턴은 “궁극의 명품 시계(The ultimate timepiece)”와 “희귀 명품시계(Rare timepiece)”, 그리고 “순간을 살다(Live the moment)”라고 외친다. 과연 ‘궁극’과 ‘희귀’라고 할 만큼의 작품인지는 소비자와 전문가가 판단할 일이다. “순간을 살다”라는 문구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본 익숙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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