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이통3사 주파수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SK텔레콤에게 유리하지만 독과점 ‘공룡’ 등장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아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9일, 이통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시장 독과점 심화 및 불공정 경쟁 조성 이슈가 주파수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둘 다 SK텔레콤의 ‘몸집 불리기’에서 비롯됐기에 업계의 관심이 남다르다.
반(反) SK텔레콤 진영은 CJ헬로비전 인수로 시장 영향력을 압도적으로 강화하는 SK텔레콤이 2.1㎓ 대역 60㎒를 고스란히 재분배 받을 경우 이통시장에서마저 불공정 경쟁이 야기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내년 12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1㎓ 대역 100㎒는 SK텔레콤이 60㎒, KT가 40㎒를 사용중이다.
특히 2.1㎓ 대역을 배분 받지 못한 LG유플러스는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우량 주파수인 800㎒ 대역을 독점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로 유료 방송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고 비판한 후 “이대로라면 이통, 초고속인터넷, 유료 방송 시장 질서 모두가 흔들려 결국에서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J헬로비전과 주파수 재분배 문제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뒤 “2.1㎓ 주파수 재분배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것으로 이를 시장 독점으로 왜곡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일단 시장 분위기는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우선 업계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1인당 LTE 주파수가 5.46㎐로 KT(7.6㎐)와 LG유플러스(9.06㎐)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1㎓ 전면 재분배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부 역시 “2.1㎓ 주파수 재분배 및 재경매 문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혀 두 사안이 현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못 박았다.
문제는 여론이다. 이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인한 대형 미디어 기업의 탄생을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주파수 보강이 50% 이상 점유율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이번 인수는 공정위를 비롯한 다양한 정부 기관의 심사를 받은 후 승인되기 때문에 무작정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시장 독과점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에는 무리수가 있다”고 해명한 후 “향후 사업 전략 역시 점유율 확대보다는 서비스 품질 강화에 초점을 맞춰 잡음을 최소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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