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능력자들'을 기획한 이지선PD는 ‘덕후’를 우리 시대 신지식인이라고 평가했다. 어느 한 가지 분야에서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을 갖춘 이들의 재능을 썩히기 아깝다고 생각했다. ‘능력자들’은 그 지점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들을 세상으로 끌어내 재능을 꽃피우게 하려는 ‘지식쇼’이자 ‘정보쇼’에 가깝다.
10일 정오 서울 상암동 두레우가에서 열린 MBC 본격 덕밍아웃 토크쇼 ‘능력자들’ 기자간담회에는 조희진CP, 이지선PD, 허항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지선PD는 ‘능력자들’이 일종의 모험이라 표현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 tvN '삼시세끼’가 이렇게 잘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이 등장하는 예능은 조금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조희진CP는 이PD의 이 무모함과 같은 기획력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이PD는 이미 ‘나혼자 산다’와 ‘우리 동네 한바퀴’같은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실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과거 tvN에서 방송됐던 ‘화성인 바이러스’와 소재가 겹친다는 우려에는 “웃음 코드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능력자들’은 ‘덕후’를 희화하거나 재밌게만 그리려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신지식인으로 인정하는 지식쇼나 정보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덕후’가 웃음의 도구이자 동시에 감동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덕후’라는 시대를 대변하는 토픽을 통해 우리 시대의 20-30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덕후’들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섭외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에 허항PD는 섭외 기준을 ‘순수성’이라고 밝혔다. 덕후의 선별하는 방법으로 “만나보면 느낌이 온다”고 밝힌 그는 “이성적으로 꾀를 부리는 사람과 진짜 마음으로 뭔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르다”고 말했다. 또 덕후는 “어떤 것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고, 그 분야에 대해서는 누가 뭐래도 의지를 굽히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능력자들’은 예능 프로그램 치곤 긴 90분 편성이 됐다. 하지만 이지선PD는 “90분도 짧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녹화를 해보니 ‘덕후’들이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면서도 “‘덕질’이라는게 겉으로는 마이너해 보였는데 들으니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생활 밀착형 경험들이 대부분이라 집중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또 “편집을 하면서도 잘리는 아까운 부분이 많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구라와 정형돈은 대세 MC임에도 불구하고 호흡을 맞춘 것을 8년만으로 알려졌다. 이PD는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두 MC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뇌색남’이라고 정의하며 “처음에는 두 명이 어색했지만 곧 호흡이 맞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워 했다. 또 “김구라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형돈은 유려한 진행 실력으로 ‘덕후’들의 이야기를 잘 끌어낸다”고 덧붙였다.
‘능력자들’은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본격 덕밍 아웃 토크쇼’로 숨어있는 덕후들을 세상앞에 불러내 비전문분야의 지식창고로써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3일 금요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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