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투유유의 노벨상 수상 이후 전통의학을 경제성장 모델로 선정, 해당 분야 투자를 늘리고 전통 약재 처방에도 보험을 적용하는 등 중국에서 '중의학' 열기가 뜨겁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유유는 개똥쑥에서 말리리아 치료성분인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해냈다.
IMS 제약회사 전문 사이트는 중국 대형 병원 내 전통의약산업 규모가 지난 2012년 87억 위안(약 1조 5800억원)에서 지난해 116억 위안(약 2조 1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추정했다. 윈난(雲南)성 바이야오 그룹 등 여러 전통의약회사가 상장되기도 했다.
윌리엄 자 상하이(上海) 전통의약품 혁신연구센터 부장은 "중국 과학자들이 전통 의약품 과학적 근거를 밝혀내고 상업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여러 성분이 혼합돼있는 약재에서 구성 성분을 따로 추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사회현상도 중의학 열풍에 한 몫을 한다는 시각도 있다. 고령화와 중산층의 증가다. 건강 관리를 중시하는 고령인구가 늘어나자 중의학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늘어난 것이다. 또 중산층 증가로 고급 문화에 속하는 전통약재 선물이 늘어나 전통의약 수요가 상승했다.
하지만 중의학이 세계화 될 것인가를 두고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전통 의약품이 서양 처방전에 쓰이기 위해서는 각 구성성분에 대한 추출 내역은 필수적인데, 그 과정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언리 제약회사 노바르티스 생명과학연구팀장은 "아르테미신처럼 한 가지 성분을 뽑아내는 데는 굉장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전통적인 한방 생약들은 보통 500~600가지 성분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술로는 그 성분이 따로, 또는 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일일이 추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양이 의학을 대하는 태도가 동양과 다르다는 점도 작용했다. 윌리엄 자 부장은 "약재에 과학적 장점이 분명히 있지만 서양 사람들에게는 '몸에 좋으니 이 탕을 마셔라'라고 말 할 수는 없다"며 "서양 주류로 중의학이 전파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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