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비하 포스터에, 화장실도 따로...한일전 뺨치는 중국 대륙VS홍콩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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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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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갈등이 축구장에서 그대로 재현될지도 모르겠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에서 만난 홍콩과 중국이 '스포츠맨십'은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현재 C조 2, 3위를 달리고 있는 홍콩과 중국은 오는 17일 치르는 경기 승패에 따라 어느 쪽이 진출할 지가 결정된다. 규율 상 1위인 카타르와 함께 2위까지 예선을 통과한다.

WSJ는 이번 축구경기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중국 본토와 홍콩 불화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 제한에 반발해 최고 10만 명 이상 집결하는 시위가 두 달 이상 지속돼 중국 본토와 홍콩간 갈등은 극에 달한 상태다. 이후에도 교육과 언론 자유를 둘러싼 분쟁을 이어갔고 축구 경기장에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축구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중국 대륙과 홍콩 간 날 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축구협회(CFA)가 홍콩 민족 특수성을 비하하는 포스터를 게시하며 논란이 인 게 대표적이다. 포스터에는 "선수들을 과소평가 하지 마세요. 검은 피부, 황색 피부, 흰 피부가 모두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홍콩 축구팀이 다인종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  

지난 9월 치뤄진 카타르-홍콩 전에서는 홍콩 응원팀이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야유를 퍼부어 국제축구연맹(FIFA)이 벌금 4만 홍콩달러(약 603만원)를 홍콩축구협회(HKFA)하기도 했다.

급작스레 변경된 경기장도 논쟁거리다. 애초에 지정됐던 4만석 규모의 홍콩 경기장에서 7000명도 차지 않는 몽콕경기장으로 변경된 것. 공식적인 이유는 잔디 상태였지만 야유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마크 섯클리프 HKFA 대표는 블로그에 "야유를 하지 말라는 요청은 있었다"며 "하지만 어떻게 사람들이 의견을 내는 목소리를 막을 수 있는가"라고 게시했다.

브라이언 링 HKFA 협회장은 "본토 응원팀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아 달라"며 "야유를 보내면 축구팀이 처벌받을 뿐 아니라 다음 경기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혹시나 모를 난동에 대비해 경기장에서는 '철통 보안'도 이뤄질 예정이다. 협회에 따르면 입장 전 신분증과 HKFA의 초대장을 반드시 제시해야 하고 병이나 캔류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또 경기 내내 중국 본토 응원팀과 홍콩 응원팀은 완전히 분리된 좌석에 앉게 되고 화장실도 따로 쓰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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