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충남도가 도내 농업인과 기업의 상생 발전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서부발전㈜과 손을 맞잡았다.
탄소 배출이 많은 서부발전이 농가에 에너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시설을 지원하고, 농가는 지원받은 시설을 통해 감축한 탄소 배출권을 서부발전에 제공하는, 농가-기업 간 상생 협력 사업이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다.
안희정 지사와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은 25일 태안 서부발전 본사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농업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내년부터 5년 동안 100억 원을 조성, 도내 농가가 저탄소 농업 시설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사업비(자부담) 일부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농가 지열·지중열 냉난방 시설과 목재팰릿 난방기, 폐열 재이용 시설, 에너지 절감 시설(다겹보온커튼, 순환식 수막 재배시설) 등 농업 에너지 이용 효율화 사업이다.
또 가축분뇨 처리시설 사업 중 퇴비·액비화 사업과 에너지화 사업(전기 및 열 생산), 첨단 온실 신축, 원예시설 현대화,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등도 지원 대상이다.
사업비와 기술을 지원받은 농가는 시설 가동을 통해 얻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서부발전에 탄소배출권 확보용으로 제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도는 대상 농가 발굴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농업인의 온실가스 감축 역량 배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농식품부는 행정적·제도적으로 적극 지원한다.
지원 대상 농가 선정과 자금 집행, 농가 감축 실적 모니터링 등 세부적인 내용은 도와 농식품부, 서부발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담당자들로 구성되는 실무기술협의체에서 맡게 된다.
도는 이번 협약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며 농가와 기업 모두가 이익을 얻는,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업체들에 매년 배출 할당량을 부여해 남거나 부족한 배출량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에서는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특히 서부발전의 지원을 받는 농가는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막대한 초기 부담을 줄이고, 시설 가동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닐하우스 1㏊(1만㎡)에 지열냉난방시설을 설치할 경우 14억 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농가는 보조금(국고 60%, 지방비 20%)을 제외하더라도 2억 8000만 원(융자 1억 4000만 원 포함)을 부담해야 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서부발전의 지원을 받게 되면, 농가는 자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부발전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식에서 안희정 지사는 이번 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역 농가와 기업,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상호 협력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상생 모델이라며, 도는 협약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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