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시 주석은 ‘통 큰’ 선물을 안겼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과 남아공이 26개 부문에서 경협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경협 규모는 모두 940억 랜드(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수출신용보험은행은 남아공 국영 항만철도회사인 트랜스넷의 전기·기계장비 구매에 25억 달러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개발은행은 아프리카 최대 전력공사인 남아공 국영전력회사 에스콤의 발전소 건설 계획을 위해 5억 달러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이 최대 110억랜드(약 9000억원)을 투자해 남아공 현지에 2017년말 가동을 목표로 자동차 생산공장도 설립하기로 했다. 가동 후 남아공 최대 자동차 공장이 될 전망이다.
주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중국과 남아공의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일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서는 20년 만의 짐바브웨를 방문해 환대를 받았다. 올해로 91세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직접 노구를 이끌고 공항으로 나와 시 주석과 두 손을 맞잡았다.
시 주석의 방문기간 중국과 짐바브웨가 에너지, 항공, 통신 등의 분야에서 10개의 경협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수출입은행이 짐바브웨의 황게 화력발전소 보수 및 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12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이유는 풍부한 자원 확보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를 위한 투자처 확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개편하는 데 필요한 배후 지원세력 확보의 필요성 때문이다. 시 주석이 앞서 2013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서 러시아와 함께 아프리카 탄자니아, 남아공, 콩고공화국를 방문했을 정도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중국의 투자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아프리카의 중국 경제 의존도도 높다. 지난해 중국-아프리카의 무역액은 2220억 달러로 아프리카 전체 대외무역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아프리카 짐바브웨, 남아공 2개국을 차례로 순방한 시 주석은 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방문해 5일까지 머물며 중국 아프리카 협력포럼 총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이 또 어떤 선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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