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금품수수 등의 의혹을 받는 민영진(57) 전 KT&G 사장이 7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민 전 사장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7일 피의자 신분으로 민 전 사장을 소환, KT&G 협력업체의 금품거래 의혹을 추궁하고 있다.
민 전 사장은 자녀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KT&G 협력사에서 수천만 원을 받는 등 3차례에 걸쳐 총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검찰은 가격이 4000만원을 넘는 스위스 명품 시계를 민 전 사장에게 건넸다는 협력사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사장은 금품거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축의금은 액수가 커 곧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민 전 사장이 협력업체의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 전 사장은 충북 청주시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소망화장품 인수·운영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그가 KT&G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은 일부 드러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사장은 2013년 부동산개발 사업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정·관계 로비스트로 알려진 남모(58·구속기소)씨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막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민 전 사장은 그 대가로 남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117억원대 KT&G 내장산 연수원 신축공사를 몰아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같은 발주로 회사가 손해를 떠안았다면 배임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을 상대로 협력사 금품거래 의혹 및 비자금 조성과 연수원 공사 발조 관련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마무리한 뒤 민 전 사장의 추가 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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