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상균 체포작전 잠정 연기…자승 스님 중재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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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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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경찰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작전이 잠정 연기됐다.

9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중재를 경찰이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경찰은 자승 스님이 한 위원장의 거취 해결 시한으로 밝힌 10일 정오 이후 한 위원장의 도피 행보에 변화가 없으면 영장 강제 집행에 다시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찰은 8일 강신명 경찰청장이 한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자진출석 시한인 이날 오후 4시를 전후로 조계사에 수사 형사와 경찰관 기동대 등 1000여명의 공권력을 투입하고 검거 작전을 준비했다.

경찰이 조계사에 경찰력을 투입해 범법자 체포에 나선 것은 2002년 3월 10일 이곳에 은신한 발전노조 노조원을 검거한 이후 13년 9개월 만이다.

경찰은 오후 3시께 사찰 외부와 한 위원장이 은신한 관음전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이 한 위원장 검거작전에 나서자 조계종 총무원 직원 100여명과 스님 10여명이 관음전 입구에서 ‘공권력 투입 반대’ 등 피켓을 들고 팔짱을 낀 채 스크럼을 짜거나 염불을 외우면서 경찰을 막아섰다.

경찰은 관음전 입구를 봉쇄한 스님과 조계종 직원들에 대한 해산작전을 펼쳤고, 한 명씩 관음전에서 떨어진 곳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고성과 몸싸움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충돌했지만, 경찰은 오후 3시 50분께 작전을 마무리하고 관음전 진입로 2곳을 완전히 확보한 채 한 위원장이 은신한 관음전 4층으로 진입할 준비를 마쳤다.

경찰은 최후통첩 시한인 오후 4시에서 1시간이 지난 오후 5시께 체포작전을 벌이려 수사 형사 100여명을 대기시켰다. 관음전 주변에는 매트리스까지 설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런 가운데 오후 5시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위원장 도피 사태 이후 말을 아껴오던 자승 스님은 회견에서 “내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해결할 테니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조계종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 수뇌부는 자승 스님의 제안 이후 30여분간 긴급회의를 열어 “자승 총무원장님의 회견 내용을 감안해 일단 집행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자승 스님이) 회견에서 밝힌 대로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의 자진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특히 체포영장 연기 배경으로 정부가 불교계와의 갈등에 부담을 느낀 결과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경찰은 한상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교나 조계종과의 관계가 아닌 법질서 수호와 공권력 확립 차원의 매우 엄정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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