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학의 등록금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최근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유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인 유학생들도 미국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9년만에 미국의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원화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유학생 가정의 걱정이 더해간다. 미국 대학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대학들은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올리고 있을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마저 올라가고 있어 유학생과 학부모들은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미국 내 최고 명문대라고 하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예일대 모두 학비가 4만5000달러를 넘고 있다. 환율이 1100원 선에서 1200원대가 되면서 이들 사립대학 등록금 추가 부담 액수는 연간 4000달러 이상 늘어났다. 학비를 제외한 생활비 추가 부담까지 고려하면 연간 5000 내지 6000 달러가 더 필요하다.
미국 대학들은 장학금과 학자금 보조를 위한 재원이 되는 학교발전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투자 손실을 입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발전기금의 수익 감소로 학생들의 장학금 혜택 폭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명문사립대학들은 넉넉한 학교발전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약 30 억 달러, 예일대는 17억 달러, 스탠퍼드 14억 달러 등이다.
이 대학들은 발전기금으로 유학생에게까지 학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하버드대는 학부모 연 소득이 7만 달러 미만인 경우 학비 전액을 지원해 준다. 이 경우 생활비 등 학부모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1만 달러 내외가 된다.
하버드대는 현재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703명 가운데 541명에게 학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신입생 1인당 연간 학자금 지원 액수는 3만 달러 수준이며 전체 평균 장학금 액수는 4만5천 달러에 달한다.
프린스턴대의 경우 1440명의 유학생 가운데 381명에게 학자금 보조를 하고 있다. MIT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2,757명이고 이 가운데 2316명이 어떤 형태로든 학자금 지원을 받아 공부하고 있다.
이 학생수는 대학원생도 포함한 수치이며 상대적으로 대학원생의 수혜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학부생의 경우에도 입학허가를 받았다면 장학금 수혜 기회가 열려있다.
최상위권 대학들은 학교발전기금이 주립대학보다 많아 유학생에게 학자금 보조를 하는 액수가 크고 학생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명문대학에만 이런 지원금이 있는 것은 아니라 미국 내 3,900여 개 대학 가운데 학교 재정이 열악한 하위권 대학을 제외하고 많은 대학들이 유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많은 중위권 대학들에서는 학생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해 장학금을 주고 있기 때문에 유학생들의 경우 명문대만을 고집하지 말고 눈높이를 조금 낮춰 찾아보면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 미국 대학들이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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