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속도 점진적이어도…산유국들, 금리인상은 '불에 기름 붓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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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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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으나 유가 하락에 신음하는 산유국들은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각국이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특히 유가 하락과  중동 지역 분쟁으로 재정악화 위기에 놓여 있는 산유국들의 걱정이 크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14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중 절반 이상인 9곳이 연준이 내년에 2-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4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연준에 비해 다소 완화된 전망이다.

내년 연말 1.25%까지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한 IB는 바클레이스, 모건스탠리 등 6곳이다. 연말 1%까지 2차례 기준 금리 인상을 예측한 곳은 노무라, 소시에테 제네랄 등 4곳이고 연말 1.5%까지 4차례 기준 금리를 예측한 곳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3곳이다. 스탠다드차타드 한 곳만 연준이 내년 4분기에 기준금리를 0.5%로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들은 외화 유출을 막고자 금리를 올리고 있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 조치로 유가 하락에 직면하게 될 산유국들이 분주하다. 통상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낳고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산유국의 재정부족을 야기한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 하루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은 기준금리를 연준의 인상폭과 같은 0.25% 포인트씩 올렸다. 이는 미국 달러화 페그(달러 연동 고정환율제)인 사우디 등 걸프 지역 산유국 5개국이 달러와 자국 환율이 그대로 동기화되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2007년 달러 페그를 포기했으나 국제 통화바스켓에 달러화 비중이 가장 크다.

이 외에도 조만간 오만,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산유국들은 시름을 떨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유가가 지난 1년 반 동안 2008년 금융 위기 수준으로 하락해 재정 수입이 줄어든 데다 시리아 내전 등 중동 지역 분쟁으로 '안보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해 재정난을 목전에 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더해져 경제 위기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일각에서는 산유국들이 장기적으로 저유가에 대비하려면 달러 페그에서 벗어나 환율로 방어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미 달러화 가치 변동에 따라 자국 통화 가치가 수동적으로 변동하는 페그제의 특성상 이번처럼 유가는 내려가는 데 금리는 올릴 수밖에 없는 불일치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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