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 이후 자국 금리를 조정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경제 성장 둔화의 영향을 받아 내년 말께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와치 등 외신은 대다수 투자자들이 영국의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말로 보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은 주요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다음 차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지목돼왔다. 그동안 영란은행(BOE) 당국자들이 역대 최저금리인 0.5%를 인상할 시점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의 기준이 되는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만큼 당장 인상을 단행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 증가해 2분기(0.7% 증가)보다 둔화했다. 8~10월 실업률은 5.2%로 거의 1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임금상승률은 전년보다 2.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는 영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과 같이 인상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조 2000억 파운드를 웃돌아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해진 부채로 영국 경제가 금리 인상에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 하루 만인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은 연준의 인상 폭과 같은 0.25% 포인트씩 올렸다. 홍콩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옛소련 공화국 중 하나인 조지아는 기준금리를 7.5%에서 0.5%포인트 올린 8.0%로 인상했다. 조지아의 지난달 인플레율은 6.3%에 달해 목표치 6.0%를 넘어섰다.
필리핀과 노르웨이는 각각 4%, 0.7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15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노르웨이는 내년 상반기에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됨에 따라 기준금리 22%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30%에 달하던 기준금리를 지난 8월과 9월에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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