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고백부터 하자. 야당의 당명 개정사는 '헤쳐 모여' 식 합종연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메뉴 개발 없이 이름만 바꾸는 '무늬만' 신장개업이다. 이념과 철학의 근본적 변화는 없다. 인적쇄신도 더더구나 없다. 총선 패배 위기감에 먼저 휩싸인 쪽이 강한 외부충격 요법으로 선거를 돌파하는 '꼼수 정치'나 다름없다.
60년 전통의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3월 초 구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의 합당 이후 1년 9개월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내 경선 때마다 '100년 정당'을 부르짖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평화민주당(1988)→민주당(1992)→새정치국민회의(1996)→새천년민주당(2000)→열린우리당(2004)→통합민주당(2008)→민주통합당(2012)→더불어민주당(2016)….' 제1야당 내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6선)이 제13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부터 19대까지 출마한 당명이다. 단 한 번도 같은 정당의 이름으로 출마한 적이 없다. 이것이 제1야당의 현주소다.
이쯤 되면 개그콘서트(개콘)에서도 볼 수 없는 '리얼코미디'다. 아니, 그 이상이다. '폰지게임'(ponzi game)과 무엇이 다른가. 폰지게임이란 미국 개발 붐이 한창이던 1925년 사기범 찰스 폰지가 '90일간 원금의 2배 수익 보장'을 내세우며 미국 전역에서 4만명으로부터 1500만 달러를 끌어모은 사기사건이다. 새로운 사업은 없었다. 투자금 중 일부는 자신이 착복하고, 투자자의 배당금은 다른 투자자의 납부금으로 지불했다.
당명 개정도 비슷하다. 새로운 혁신작업은 없다. 앞에서는 정당정치 강화를 말하고, 뒤에선 당명을 개정한다. 그럴 듯한 이름을 새 당명으로 지은 뒤 표를 구걸한다. 외부 충격으로 '수요'(20대 총선 예비후보자)와 '공급'(정당) 관계를 공고히 한다. 묻고 싶다. 그간 당명 개정으로 표 재미 좀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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