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아주경제>는 선거구획정 등 여러 변수에도 불구, 지역별 격전지의 주요 출마예상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① 서울
서울은 '정치1번지'인 종로구가 최대의 격전지로 분류된 곳이다. 새누리당에선 박진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인봉 종로 당협위원장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새누리당이 최근 오 전 시장에게 '험지 출마'를 권유하고 그가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종로가 아닌 타 지역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오 전 시장은 '종로도 험지'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중이다.
종로는 당 대표를 지낸 전력이 있는 5선의 중진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다. 앞서 18대 총선에서 종로구를 잡았던 박 전 의원은 48.43%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19대에서 정 의원은 52.26%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 간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종로구와 붙어있는 은평구을에선 새누리당의 거물 중 하나인 이재오 의원에 맞서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도전장을 냈다. 임 부시장은 앞서 국회의원을 두 차례 지냈고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강원도 동해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은평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내리 네 차례 은평 을 지역을 수성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그는 이제 6선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은평을에는 강병원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고연호 더민주 조직본부 부본부장 등 앞서 지역에서 활동해 온 인사들이 경쟁자로 자리하고 있다. 정의당의 김제남 의원도 오래전부터 은평을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단일화 등 야권 연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서대문구갑은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우상호 더민주 의원과 다섯번째 운명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2000년부터 네 차례나 맞붙은 둘은 현재 각각 2승과 2패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6대와 18대 서대문갑에 출마해 승리를 거뒀고 우 의원은 17대와 19대에서 각각 당선됐다.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안철수 의원의 현 지역구인 노원구병도 관심이 뜨거운 지역이다. 안 의원은 노원병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이 노원병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격전지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10월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들 세 후보가 맞뭍을 경우 이 전 위원장이 안 의원을 누르고 승리하거나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란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더민주에서 후보를 별도로 낼 지, 야권 연대를 통해 단일화를 이룰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영등포구을은 현재 신경민 더민주 의원의 지역구다. 신 의원에 밀려 19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3선 출신의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또 한 번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선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등 지상파 방송 간판앵커로 활약하며 인지도를 쌓은 신 의원이, 지역 주민과 스킨십이 다소 부족한 권 전 대사를 꺾었다. 이에 따라 권 전 대사의 설욕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서초구갑은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의 빅매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초는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다. 게다가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회선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게 됐다.
재선 출신인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은 지난 20일 나란히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은 출마선언 기자회견도 같은 날 같은 장소(20일 정론관)에서 15분 간격으로 행해 눈길을 모았다. 둘 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로 분류되나, 굳이 따지자면 이 의원이 원박(원조친박)에 가깝다.
게다가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서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몰리는 것을 막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과 이 전 최고위원 중 한 명은 타 지역에 출마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강용석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중이라고 밝힌 용산구도 관심대상이다. 다만 강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유명 인터넷 블로거 '도도맘'과의 불륜설 등으로 인해 새누리당 복당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② 호남·충청
호남 지역에선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또 다시 승기를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이 의원은 야당의 텃밭인 이 곳에서 27년만에 여당의 깃발을 꽂는데 성공했다. 당시 이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예산폭탄론'을 들고 나와 지역 민심을 잡았다. 그러나 공약으로 내걸었던 순천대 의대 유치가 물거품이 됐다는 비판으로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재선을 노리는 이 의원의 대항마로는 서갑원 전 의원이 있다. 서 전 의원은 17대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앞서 이 의원과 재보선 당시 접전을 벌였지만 이 의원에게 패하면서 설욕전을 준비중이다. 아울러 더민주의 청년 비례대표 출신인 김광진 의원이 '순천토박이'를 강조하며 이 곳에 출사표를 던졌고, 고재경 현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도 대열에 합류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목포시에선 박지원 더민주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여기에 지난 11월 선거사무소를 열고 출마를 준비해 온 정의당 비례대표 출신인 서기호 의원과 천정배신당인 국민회의에서 유선호 전 의원이 각각 경쟁자로 나선다.
야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지역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국민회의의 천정배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됐던 광주서구을이 접전지로 꼽힌다. 이곳에선 지난 4·29 보궐선거 당시 천 의원에게 패한 조영택 전 더민주 의원의 리턴매치가 벌어질 예정이다. 또한 새누리당의 광주서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승 전 식약처장은 자신의 고향인 완도·해남·진도 지역으로 출마지역을 변경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광산을은 이용섭 전 의원이 최근 더민주 탈당을 택한 권은희 무소속 의원에게서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서 밀려 탈당했던 이 전 의원을 두고 최근 더민주에선 복당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출마 채비를 갖춘 광주 남구지역도 눈여겨볼 만 하다. 강 전 시장은 지난 16대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각각 당선된 바 있어 지역 내 지지기반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남구 의원인 장병완 더민주 의원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전 의원과 함께 탈당했던 강 전 시장에게도 복당 러브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역은 순창에서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이 야권발 정계개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전 의원이 천 의원과 연대해 전북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야권 권력구도의 '새판 짜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유성엽 의원은 지역구인 정읍·고창에서는 이강수 전 고창군수가 맞수로 나섰다. 전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전주완산구을은 현역인 이상직 더민주 의원이 재선을 노린다. 이를 막으려는 적수로는 '전북희망연대'를 출범시킨 장세환 전 의원과 최형재 더민주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이 꼽힌다. 새누리당에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출판기념회를 열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충청지역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었다. 특히 여야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은 새누리당 1석, 더민주 3석을 각각 보유한 충북 청주다.
청주시 상당구에선 새누리당의 정우택 의원이 4선을 노리는 가운데, 한범덕 전 청주시장이 10년만에 다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청주 흥덕을은 3선인 노영민 더민주 의원의 텃밭이었지만 '시집 강매' 파문으로 인해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대전에선 분구가 확실시되는 유성지역에만 10여 명의 후보가 몰렸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새누리당의 민병주 비례대표와 김문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더민주의 3선 김상민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이해찬 더민주 의원이 7선 도전에 나서는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에선 유한식 전 세종시장의 이름도 나오고 있어 이 의원과의 리턴매치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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