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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SBS '육룡이 나르샤' 31회 예고 영상 캡처]
이방원은 정도전이 세우려는 새 나라에선 왕은 그저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왕족들은 아무 것도 못하게 될 것임을 알고 정도전에게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
이방원과 정도전은 고려 말 권문세족들이 국가의 모든 부와 특권을 독점하고 백성들은 지옥 같은 삶을 사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데에는 입장을 같이 했고 지금까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력했다.
하지만 새 나라가 어떤 나라여야 한다는 데에는 정반대의 입장이었다. 이방원은 왕이 강력한 왕권을 갖는 나라여야 나라가 부강해 지고 백성들이 행복하게 잘 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즉 왕이 강력한 권한과 힘이 있어야 권문세족 같은 부패하고 사악한 특권층들이 생기지 않고 백성들이 행복해지고 나라가 부강해 질 수 있다는 것. 이방원이 꿈 꾸는 새 나라는 서양의 절대왕정과 비슷한 국가였다.
반면 정도전은 왕이나 권문세족 같은 집권층을 견제할 제도가 없어 고려 말의 문제점들이 생겼다 생각했다.
왕이나 권문세족들이 실정과 부정부패, 백성 수탈 같은 온갖 죄를 저질러도 이들을 탄핵하거나 단죄할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왕은 세습이니 언제나 성군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 반면 재상이나 관리들은 엄격한 시험으로 선발하니 재상이나 관리들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왕은 재상 인사권만 갖는 상징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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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폭정을 해도 물러나게 하기가 어렵지만 재상이나 관리들이 부정부패나 백성 수탈을 저지르면 조선의 삼사(사헌부·사간원·홍문관) 등의 기구를 통해 얼마든지 탄핵하거나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도전이 꿈 꾸는 새 나라는 지금의 입헌군주제와 비슷한 형태의 국가였다. 결국 조선 건국 후 이방원과 정도전은 정면 대결을 벌였고 승자는 왕권주의를 내세운 이방원이었다. 하지만 정도전이 죽은 후에도 조선은 왕권과 신권이 서로 견제하는 형태로 이후 500년을 이어갔다.
SBS 육룡이 나르샤 31회는 1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육룡이 나르샤 육룡이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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