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과 관련해 "이번 주에는 유엔 등에서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주일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안보리 결의안 초안은 돌아다니지 않는 것으로 안다. 다만, 초안 윤곽은 돌아다닐 것이고, 중국도 그 윤곽을 세밀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 "중국은 전술적으로도 좀더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있어서 제재안이 100% 만족할만하게 나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修辭)를 뛰어넘는 대북제재 등에 대해 중국 측은 여전히 신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중국 측의 발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대북제재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겠다는 것이고, 제재 수위를 높이는 데 동참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중국 측 회담 수석대표인 중국 측 수석대표인 관유페이(關友飛) 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은 "관련 각국의 대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 한·미·일 3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하자고 뜻을 같이한 반면, 중국 측은 이번에 '새롭고 강력한 제재'를 말하면서도 '적절한 제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마침 16일(현지시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한 경제·금융 제재가 풀리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북한에 고정돼 있다.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로 북한만 유일한 고립국가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대북제재 수위 조절을 두고 고심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블링큰 부장관의 방중에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을 베이징으로 보내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 정부는 17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되는 이행일(Implementation Day) 개시를 환영한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