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작년 발표된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397건, 935억달러(약 114조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M&A 규모가 4년만에 2.6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M&A는 전자업계다. 지난주 중국의 종합가전업체 하이얼은 미국 GE 생활가전 부분을 54억달러(약 6조5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이얼이 중저가 가전에서 벗어나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프리미엄 가전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GE는 가전 매출 대부분이 북미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하이얼의 M&A는)북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가전업체에게 중장기적으로 경쟁 심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7월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 역시 일본 샤프의 멕시코 TV 공장을 인수해 미국 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10년 이상 사용하는 생활가전의 특성상 미국 등 선진시장에선 가전제품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중시한다.
중국업체들은 저가 제품이란 이미지 탓에 선진 가전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이름이 알려진 해외업체들을 인수해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가전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반도체업체의 해외업체 M&A 역시 국내 반도체업체들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 칭화유니그룹은 올해 최대 36조원을 투자해 몸집을 키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쉬징훙 칭화홀딩스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파트너들과 함께 산업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면서 "펀드 규모는 1000억위안 이상으로 아마 최대 2000위안(약 3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특히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에 칭화유니그룹은 작년 미국 반도체 회사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서며 국내 반도체업체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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