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 47년간 미국 아동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가 유료 채널에 팔렸다.
유료 채널이 '세서미 스트리트'를 방영하는 것은 최대한 많은 아동이 시청하는 것을 의도했던 애초의 취지에 반할 뿐더러 저소득층 아동의 접근을 막는 점에서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동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는 지난 1969년 11월 미국의 공영방송 PBS가 첫 방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지속되는 장수 방송이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을 정도로 높은 인기 덕분에 미셸 오바마 현 영부인을 비롯해서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러나 최근 이 프로그램의 판권이 유료 채널 HBO로 넘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우선은 프로그램 방영 시간이 한 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되며 엘모와 애비처럼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캐릭터에 비해서 다른 캐릭터들의 노출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점은 소득에 상관없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공영방송 PBS에서 유료 채널인 HBO로 방송 채널이 바뀐 점이다. 물론 HBO에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방영되고 9개월 뒤, PBS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9개월만 기다리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가능하다.
하지만 애초 '세서미 스트리트'는 부모의 사회·경제 계층에 상관없이 가능한 많은 아동이 시청토록 하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9개월 뒤에나 무료로 방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HBO는 미국 전체 가정 가운데 오직 5분의 1만이 구독하는 채널이다. NYT는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사가 채널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사인 세서미 워크샵이 채널 변경으로 자금 압박에 시달렸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DVD와 같은 주요 수입원의 판매가 급감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인 부모 텔레비전 협의회(PTC)의 회장인 팀 윈터는 "부모들이 새서미 스트리트를 위해서 미국에서 가장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텔레비전 채널을 매년 180달러(약 21만원)나 지불하면서 구독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새서미 스트리트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무료로 방영할 것"을 촉구하며 "저소득층 아동들이 새로운 에피소드를 위해서 9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HBO측은 새로운 에피소드의 일부 장면이 유튜브의 세서미 스트리트 채널을 통해서 무료로 시청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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