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쳤다.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3%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확대정책으로 작년 3분기만 해도 1.3%까지 올랐던 성장률이 4분기에 다시 0%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이는 2012년(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정부가 애초 목표로 잡았던 3% 성장은 실패했다.
경제 성장이 꼬꾸라진데에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0.4%에 그치면서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교역조건은 나아졌지만, 중국의 경기둔화 등이 교역을 위축시켰다.
순수출 기여도 역시 지난해 4분기 내내 마이너스에 그치며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깎아먹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은 빠르게 식고 있다. 제조업의 성장률은 2014년(4.0%)에 비해 급격히 낮아진 1.4%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민간소비는 정부의 소비진작책으로 2.1%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2.9%) 이후 4년 만에 2%대에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에 터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내수를 얼어붙게 했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매출은 뚝뚝 떨어졌고,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이에 정부가 내놓은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소비활성화 정책으로 민간소비 성장률을 간신히 끌어올렸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이 민간소비의 증가에 상당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애초 목표로 잡았던 3% 성장에 실패하면서 저성장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 4년 간 성장률 추이를 보면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로 3%대 성장률을 달성한 시기는 2014년 딱 한 번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역시 3% 성장은 물 건너 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경제의 둔화 및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가 곳곳에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믿을 것은 내수 뿐이지만 이미 12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 부채는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에 있어서 내수 회복세가 얼마나 받쳐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1분기의 소비 절벽과 추경 절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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