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추진중인 SK브로드밴드가 통합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했다.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을 위한 SK텔레콤의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대표 이인찬)는 26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3층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와 호핀을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oksusu)’을 공개했다.
옥수수의 특징은 ‘개인화’와 ‘모바일 최적화’다.
우선 개인화 홈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연령 및 성별 그리고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의 실시간 또는 VOD 여부에 따라 초기 화면을 다르게 서비스한다. 이용자가 선택한 3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약 1만여 유형의 개인화된 초기 화면이 제공되는 점이 특징이다.
모바일 최적화, 특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98개의 실시간 채널과 8257편의 국내외 영화(VOD), 33개의 국내 최대 스포츠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했다. JTBC와 공동 제작하는 모바일 예능 ‘마녀를 부탁해’ 등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도 단독 제공한다.
옥수수의 월 이용료는 경쟁사 대비 약 60% 수준인 3000원이다. SK텔레콤(band 데이터 51 이상 요금제) 및 SK브로드밴드(B tv 기본형 이상 사용) 고객은 기본료 10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T멤버십 등급에 따라 최신 유료 콘텐츠 구매 시 최대 30%의 할인도 가능하다.
옥수수가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합병 이후 CJ헬로비전의 가입자 흡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 상당 부분 엿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IPTV)와 CJ헬로비전(케이블TV) 합병 시 특정 지역에 따라 유료방송 점유율이 33%(합산규제)를 넘어설 수 있어 지역별 시장 영향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이 인수합병 이후 지역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여기에 최근 IPTV 가입율과 수익성이 높아지는 반면 케이블TV는 하락세를 겪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합병 이후 SK브로드밴드 중심의 구조개편을 위해서도 IPTV 영향력 확대는 필수조건이다. 이동통신 중심의 결합상품 강화 측면 역시 IPTV가 효율적이다.
이런 미묘한 시점에서 SK브로드밴드가 B tv와 호핀을 통합한 옥수수를 론칭하고 파격적인 가격정책과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업계에서는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을 위한 SK텔레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문장은 “정부 심사 진행중에 합병 이후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옥수수는 합병과 무관하게 융합 서비스 플랫폼의 진화 형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SK텔레콤 미디어사업본부장 또한 “옥수수는 경쟁관점이 아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서비스”라며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과 협업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