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차로 더 점거해도 차량 통행 문제없으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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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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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2개 차로로 행진하겠다고 신고하고 1개 차로를 더 점거했더라도 차량 통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희망버스 집회에 참가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모(2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유씨는 2011년 8월28일 '4차 희망버스' 집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800여명과 함께 2시간30여분 동안 도로점거 행진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주최 측은 독립문역 5번 출구부터 남영삼거리까지 왕복 8차로 가운데 편도 2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3개 차로를 점거했고 남영삼거리에서 50m를 더 진행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법원은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해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앞서 1심은 "경찰의 적절한 교통정리 하에 나머지 차로를 이용한 차의 통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4개 차로를 점거한 시간은 28분에 불과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법원은 유씨가 집회 주최 측이 아닌 단순 참가자여서 경찰이 통보한 조건을 알지 못했고 미필적으로라도 일반교통방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4차 희망버스 집회는 일반교통방해 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십 명이 기소됐으나 2개 차로로 행진을 제한한 경찰의 통보가 적법했는지부터 논란이 됐다.

경찰은 교통질서 유지 조건을 주최 측에 전화로 통보하고 통보서를 사무실 우편함에 넣어뒀다. 일부 참가자들의 하급심에서 이런 통보가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참가자 정모씨의 상고심에서 "사회통념상 주최 측이 통보서를 알 수 있는 상태"였다며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실제로 교통 소통에 얼마나 문제가 발생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이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서 다른 참가자들 재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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