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대표적인 기술 대장주 애플이 또 다시 바이백(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IBM, 아마존 등 다른 기업들도 바이백 정책에 합류하고 있어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포브스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120억 달러(약 14조 6532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이백은 기업 보유 자금으로 자사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올리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주가 부양 수단으로 꼽힌다.
최소 2년에서 최대 30년 만기 채권으로 구성되는 이번 회사채는 9번으로 나눠 발행할 예정이다. 채권 가운데는 7년 만기 그린 본드(환경개선과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 분야에만 사용하기로 한 채권)도 약 15억 달러 규모로 계획돼 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그린 본드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애플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지난 분기에 주가가 평균 4.6% 하락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2016회계연도 3분기가 시작되는 4월 즈음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아마존, IBM 등 다른 기업들도 바이백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업체 모틀리풀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향후 몇 년간 50억달러(약 6조 1000억원) 규모의 바이백을 실시할 계획이다.
IBM은 총 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칼라일 그룹과 투자기관 아폴로도 올해 처음 바이백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바이백 열풍이 거센 것은 주가 상승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사상 최대인 5000억엔(약 5조 341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16일 기준 전일 대비 16%나 폭등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유통 주식수나 가격에 따라 바이백이 오히려 주주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주간투자신문 바론즈(Borron’s)는 최근 숀 툴리 포춘 매거진 편집자의 보도를 인용, "바이백 열풍은 미국 기업들의 전문가조차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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