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공화당 경선 주자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테드 크루즈 의원(텍사스)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소폭 앞섰다.
WSJ/NBC 여론조사에서 크루즈 의원이 28%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26%)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공화당 경선 토론회가 열린 뒤, 14~16일 사이에 실시됐다. 1·2위를 기록한 크루즈와 트럼프에 뒤 이어 마르코 루비오 의원(플로리다)은 17%, 존 카식 주지사(오하이오)는 11%를 기록했다. 공화당 유권자 4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오차 범위는 +/- 4.9%포인트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프레드 양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의 지지율이) 잠시 멈춘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최근 공개된 다른 조사 결과와 상반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 발표된 Reuters/Ipsos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2위 후보보다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한점에 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14일 공화당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젭 부시 의원을 압박하고자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을 비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토론회에서 침착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강경 보수파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급사한 뒤, 그의 후임자 지명을 두고 백악관과 공화당이 갈등하는 것이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붙었을 때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이를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졌다는 것.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 참여자 가운데 35%는 “가치를 공유하는 이”에게 투표한다고 응답했다. “대선에서 승리할 사람”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이는 16%뿐이었다.
응답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낙태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전통 보수주의자들이 트럼프에서 크루즈 의원 쪽으로 이동한 점이 두드러진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전통 보수주의자들은 지난달에는 31%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20%로 줄었다. 대신 크루즈는 이 집단에서 33%의 지지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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