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력거래소 및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전기 소매가격(판매단가)은 kWh당 111.57원으로 전년(111.28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반면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한 도매가격인 정산단가는 kWh당 84.05원으로 전년(90.53원) 대비 7.2% 하락했다. 지난해 한전의 전력판매 마진율은 무려 25%로 2007년(27%) 이후 가장 높았다.
한전에 전기를 판 도매사업자인 민간발전업계의 상황은 다르다.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 SK E&S의 지난해(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30∼50%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1·2위 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발전연료 가격은 하락한 반면 신규 발전소의 대거 시장 진입 등으로 전력 공급은 늘어나면서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system marginal price)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생산업자(발전사업자)는 손해를 보는데 중간 유통 및 소매업자(한전)만 배를 불리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1조3467억원, 당기순이익 13조413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역대 최대인 주당 3100원, 총 2조원에 이르는 금액을 현금배당키로 하는 등 '실적파티'를 벌이면서도 전기요금 인하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하는 교각살우"라며 "전기요금이 1~2% 내려간다고 해서 그게 국민효용 가치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난색을 표했다.
한전은 민간발전사들의 용량요금(CP·Capacity Payment) 현실화 요구에도 여전히 소극적이다. 한전은 2001년부터 발전사업자의 공익적 특성을 감안해 전기를 살 때 건설투자비 등 고정비용 일부를 발전사에 지원금으로 주는 용량요금을 도입했다. 한전은 재무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1kWh당 7.46원인 용량요금을 한 차례도 올려주지 않다가 올해 초 7.6원으로 소폭 인상하는데 그쳤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발전사들이 최소한의 고정비라도 회수할 수 있도록 용량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현재와 같은 불합리한 전력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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