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 ISA의 그림자-4]은행·증권사 '붕어빵 ISA'… 수익률도 고만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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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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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

아주경제 홍성환·서동욱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되고 이틀새 16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가입자가 43만명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은행·증권사들이 출시한 ISA를 보면 계좌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대동소이해 금융사 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수익률이 금융사 간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정부 예측도 빗나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히려 3개월 뒤 금융사별 수익률이 공개되면 해지가 잇따를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들이 판매 중인 신탁형 ISA에 편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예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금융사 간 차이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ISA를 구성하는 주요 상품으로 예금, ELS, ETF, 펀드 등을 소개하고 있다. 

국민·하나·우리은행 등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시켰고, 우리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와 제휴를 맺고 저축은행 예금을 편입할 수 있게 했을 뿐, 대부분 은행들은 판박이 수준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상품 구조가) 거기서 거기 아니겠냐"면서 "일임형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이 상품 차별성이나 운용 능력을 내세우기보다 자동차·여행 상품권 등 경품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은행, 증권사별 변별력 떨어지고 수익 내기도 힘들 듯

증권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상품이 은행 예·적금을 비롯해 ELS, ETF 등으로 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KDB대우증권이 예·적금, ETF, 환매조건부채권(RP), 예탁금, 파생결합증권 등을 계좌에 담을 수 있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예·적금, RP, 펀드, ELS 등으로 비슷한 구성이다.

삼성증권도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펀드, ELS, ELB, RP 등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예금, RP, 파생결합증권, 펀드 등을 담을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짰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규정이 계속 달라지고 아직 출시 초기라 편입 안되는 상품이 있는 것이지 계속 들어갈 수 없는 건 아니다"면서 "개선 중이니 곧 대부분의 상품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 3개월 후 수익률 공개되면 대규모 해지 불가피

이처럼 은행·증권사들이 서로 비슷한 상품 구성을 선보이면서 수익률 역시 고만고만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퇴직연금 적립금 제도만 봐도 은행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실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중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작년 수익률을 보면 우리은행(2.89%), KEB하나은행(2.72%·구 하나은행), 신한은행(2.71%), KB국민은행(2.56%) 등 모든 은행들이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월 이후 금융사별 수익률이 공개되면 대규모 해지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은 금액으로 은행에서 신탁형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해지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수익률이 공개된 이후 금융사간 계좌이동을 허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사간 수익률 차이가 나지 않으면 이같은 움직임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계좌를 옮기려면 수익률 차이를 보고 금융사간 운용 능력을 비교해야 하는데 수익률이 똑같을 경우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당장 ISA에 가입하기 보다 수익률을 보고 나중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품 가입 기한이 2018년 12월까지이니 금융사별 수익률을 천천히 살펴본 후에 가입해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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