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전략신흥판 물거품에 '저가株'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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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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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증시에서 저가주 ‘몸값’이 뛰고 있다. '제2의 창업판(차스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략신흥판’ 시행이 무기한 보류되면서 벤처기업들이 대거 ‘껍데기 상장사’를 빌려 우회상장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껍데기 상장사란 우회상장하려는 기업의 합병 대상이 되는 상장사를 일컫는다. 중국에선 일반적으로 ▲시총 40억 위안(약 7200억원) 이하 ▲자산 대비 부채비율 50% 이하 ▲최대 주주 지분율이 40% 이하(10대주주 전체 지분율 50% 이하) ▲2년 연속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 이하인 기업이 껍데기 상장사로 이용된다.

전략신흥판 보류 소식이 전해진 16일부터 상하이·선전 증시에서는 껍데기 상장사 테마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실제로  17일에만 20개가 넘는 껍데기 상장사 테마주가 10% 상승하며 상한가를 쳤다. 우리나라 관리종목과 유사한 ST 종목(특별관리종목) 50여개 중에서 하락한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각 증권사마다 우회상장에 쓸만한 껍데기 상장사를 추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해통, 국신, 광대, 국금증권 등 중국 4개 증권사에서 추천한 껍데기 주는 모두 80개가 넘는다. 

그 동안 전략신흥판은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주요 창구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도 속속 상장 폐지하고 중국 본토증시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중국 화장품 온라인쇼핑몰 ‘쥐메이', 중국 모바일 채팅앱 '모모', 중국 인터넷서점 '당당왕' 등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한 중국기업 수만 32개다.

하지만 전략신흥판 시행이 보류된데다가 중국 증시에 상장 대기 중인 기업만 700곳이 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이 이른 시일내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우회상장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흥업증권은 “전략신흥판 보류로 껍데기주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며 “그 동안 전략신흥판을 준비해왔던 기업들이 우회상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이펑쥐(代鵬擧) 국해증권 연구원은 “다만 각 기업별 실적이나 시장시스템 방면에서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에서 우회상장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만 중국 증시에서 모두 41개 우회상장이 추진됐다. 이중 완성된 것만 14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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