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애초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였던 4·13 총선이 여권의 핵분열로 ‘다여다야’(多與多野)로 재편,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판세가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특히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진영(3선·서울 용산)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공식 선언, ‘다여다야’ 전선이 더욱 확고해진 모양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판이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각 당의 내부 분열 및 공천을 둘러싼 민심 변화, 정책경쟁, 야권연대 등이 막판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진영 입당 효과…‘제한적? 전면적?’
진 의원의 더민주행으로 ‘다여다야’ 구도는 20대 총선의 상수로 격상했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겨냥, “특정인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정치가 소중하다”며 “이 시대 정당이야말로 실천적인 지도자의 실용적인 정책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며 입당을 공식화했다.
박근혜 정부 인사의 더민주행은 청와대 내부의 실세,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이어 두 번째다.
여권 분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시장 출신인 안상수 전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친이명박계) 임태희(인천 중·동·강화·옹진)·강승규 전 의원(서울 마포갑), 유승민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 등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권의 수도권 소속 및 개혁적 보수진영 인사들이 여권 원심력에 충격파를 가하는 있는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여권의 핵분열로 촉발한 ‘다여다야’ 구도의 확장성 여부다. 전망은 엇갈린다. ‘다여다야’ 구도의 전면적 효과는 진영의원의 더민주 입당과 유승민계의 잇따른 탈당 등 돌출 변수로, 스윙보터(swing voter·특정 정당이 아닌 정책과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계층)의 표심 이동이 가시화될 것이란 논리다.
◆‘스윙보터’ 수도권 선택은…정책경쟁↑
더민주도 진 의원의 입당으로 ‘반(反) 박근혜’ 프레임의 주도권을 쥐는 한편,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정을 전면에 내거는, ‘일타이피’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더민주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진영 카드는 판을 흔드는 승부수”라고 말했다. ‘진영 카드’에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의 영입으로, 인물전선과 구도전선을 동시에 잡으려는 ‘다목적 포석’이 깔렸다는 의미다.
반론도 있다. ‘제한적 효과론’의 핵심은 표적 공천으로 낙천한 이들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연대의 태동은 콘크리트 지지율의 ‘박근혜’라는 인물이 한국 정치의 상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많다.
수도권에서 비박(비박근혜)연대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은 보수층이 역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이 ‘여권 갈라치기’ 딜레마에 빠진다면, 87년 체제의 영·호남 지역주의에서 단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딜레마다.
또한 야권 역시 공천에서 탈락한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세종)의 탈당을 시작으로,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의 민주당행 △강동원(전북 임실·순창·남원) 의원의 무소속 출마 △정호준(서울 중·성동을)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 등 탈당 러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권의 핵분열과 야권 원심력의 상쇄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효과의 확장성 여부와 관계없이 ‘다여다야’ 구도가 상수로 격상한 만큼, 수도권 유권자 표심 이동의 유인책인 정책 경쟁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야권 관료 출신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격차 해소’, 더민주는 ‘포용적 성장’, 국민의당은 ‘공정 성장’ 담론 등을 앞세워 막판 부동층 표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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