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 참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혁신거점인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2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10개 창업·혁신 지원기관이 입주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SAP의 앱하우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글로벌부트캠프 등 국내외 창업·혁신 지원기관들이 스타트업들을 '창업→성장→글로벌 진출' 등의 단계별로 원스톱 지원한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 캠퍼스가 전세계의 인재들이 찾아와 창업의 꿈과 열정을 나눌 수 있는 '창조경제의 요람'이 되길 기대한다"며 "판교 창조경제밸리의 글로벌 전진기지가 돼 '아시아의 창업허브,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캠퍼스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분야 등의 창업과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길 바란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공해 스타트업에 재투자하는 세계적인 혁신 기업의 거점으로 발전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개소식을 마친 뒤 창조경제혁신상품 전시관, SAP 앱하우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부트캠프 등 스타트업 캠퍼스의 주요 시설들을 둘러보고 벤처창업인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바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이날 분당 판교 방문에 대해 '진박' 후보 지원 성격이 다분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판교창조경제밸리가 포함된 분당갑은 새누리당 친박인 권혁세 전 금감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인 김병관 웹젠 의장이 대결한다. 유승민계인 이종훈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분당을 역시 친박계 전하진 의원과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임태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맞붙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지방행이 오히려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에 역풍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공천 결과, 이른바 진박 인사들이 대구와 부산, 수도권에서 줄줄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 지역 '진박 6인방' 가운데 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중·남구),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구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등 절반만 살아남았다. 전광삼·최상화 전 춘추관장도 각각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경남 사천·남해·하동 경선에서 낙마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행 전 대변인, 최형두 전 홍보기획비서관 등 수도권에서도 예상을 깨고 경선 패배자들이 속출했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역임한 주호영·김재원·윤상현 의원도 모두 낙천했다.
주 의원은 지역인 대구 수성을이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돼 낙천했고, 김 의원은 경북 상주·군위·청송·의성에서 김종태 의원과 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밀려 탈락했다. 윤 의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취중 발언 녹취록 파문으로 논란 끝에 컷오프됐다.
전문가들은 "진박계 탈락 징크스는 유승민계 공천대학살에 이어 도를 넘은 진박 마케팅이 오히려 민심의 저항을 불러온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지방행도 오히려 수도권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