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새누리당이 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24시간 남겨둔 상태에서 김무성 대표가 '옥새 보이콧'을 선언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총선 슬로건으로 내건 '뛰어라 국회야'가 진짜 뛰는 형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김 대표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류된 5곳의 지역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의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고위원들과 상의하고 말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49조 2항에 따르면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할 때 정당 대표의 직인이 찍힌 추천서가 필요하다. 이에 김 대표의 도장, 일명 '옥새'가 없으면 후보자 등록은 할 수 없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곧장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영상=유튜브 새누리 TV]
이에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긴급하게 새누리당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원 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 당무를 거부하는 심각한 상황"이며 "개인 의견을 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최고위 소집 진행 거부한다면 당헌 제30조, 당규 4조·7조에 의거해 최고위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위를 소집하더라도 후보자 등록을 위해서는 결국 김 대표의 '옥새'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원 대표는 직집 김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한편 '뛰어라 국회야'는 새누리당이 지난 21일 공개한 슬로건으로 당 홍보기획본부는 이번 총선의 정책공약의 하나로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당의 5대 공약 이행 계약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5대 공약은 △일자리 규제 개혁 △청년독립 △4050 자유학기제 △마더센터 △갑을개혁이다.
계약서 첫 번째 주자로 김대표가 나섰고, 두 번째는 원 원내대표다. 아이러니하게도 '옥새 보이콧' 사태로 김무성 대표를 찾아가는 원유철 대표의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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