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진기업은 파인트리와 ㈜동양 지분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의 협력으로, 유진기업과 파인트리가 동양레저의 지분 매각에 매력을 느낄지 의문이다.
동양레저 채권단은 30일로 예정된 ㈜동양 정기 주총에 앞서 보유중인 지분(3.03%)을 블록딜(시간외거래)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레저측은 유진과 파인트리의 지분매입 경쟁이 치열한 만큼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간 유진기업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꾸준한 지분매입 의지를 나타내왔다. 그에 앞서 유진측은 현 경영진측에 유리하게 돼 있는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및 추가 이사 선임이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였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연대로 의결권 행사가 더욱 수월해 지면서 동양레저측이 시가에 내놓는다 해도 큰 매력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현재 동양레저측은 블록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칫 매각 시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대는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측이 가격협상에서 더욱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 한수”고 덧붙였다.
앞서 유진기업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진그룹은 현재 10% 넘는 (㈜동양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매입할 것”이라며 “단기수익이 실현되면 매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오해는 근거가 없다. 유진은 ㈜동양을 정상화시키고 현재의 목표보다 더욱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유진기업을 중심으로 유진증권 등 유진그룹 계열사들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주요 주주의 지분 매입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장내 매수 등 다각적인 방안을 고려중인 상태다.
유진그룹은 그간 ㈜동양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는데 대해 관심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동양이 동양레미콘 매각 이후 남은 잉여자금 5000억원을 노린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레미콘 사업을 영위중인 주 회사의 사업지역이 서로 다른 만큼 유진기업이 인수할 경우, 전국을 대상으로 레미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에 세종, 당진, 아산공장이 전라지역에는 군산과 나주, 광주지역에 공장을 보유중이다. 즉 수도권과 충청, 전라지역에서 사업영위가 가능한 반면, 경남과 강원 지역 기반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동양은 강원과 경상지역에 강점이 있어 합병시 전국을 상대로 영업이 가능한 상태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동양은 안양과 인천 파주 등 수도권 이외에도 강릉과 미로, 속초, 양양, 원주, 경포, 삼척 등 강원지역에 7개 공장을 운영중이다. 또 아산과 익산 군산 등 충청 및 전북지역, 부산, 서부산, 김해, 양산, 창원, 함안, 동대구, 남포항 등 경상지역에 다수의 공장을 운영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의 매출비중 중 절반 이상이 레미콘이고, 유진도 5000억원 수준”이라며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연간 판매액으로만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어 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국내 레미콘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대형기업이 된다”고 전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의 합병을 통해 원자재 구매협상력이 확대되는 만큼 이번 동양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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