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스컨덕트' 가진 자들의 은밀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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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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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히트맨으로 등장하는 이병헌(왼쪽), 찰스 역의 알 파치노[사진=영화 '미스컨덕트'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변호사 벤(조쉬 더하멜 분)은 제보자에 의해 제약회사의 비리를 알게 된다. 그는 야망을 품고 로펌 CEO 찰스(알 파치노 분)에 이 사실을 고하고 자신이 이 사건을 고발하겠다며 나선다.

그 시간 제약회사의 회장 아서 데닝(안소니 홉킨스 분)에게 한 통의 문자가 날아온다. 현금 250만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12시간 후 그의 내연녀를 죽이겠다고. 다급해진 아서 데닝은 납치 전문 수사관에게 의뢰를 요청하고 제인(줄리아 스타일스 분)을 비롯한 수사관들은 납치 사건의 전말을 조사한다.

벤이 비리를 파헤치고 제인이 납치 사건의 수사망을 좁혀가며 두 사건은 의외의 접점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제보자가 아서 데닝의 내연녀 에밀리(말린 애커맨 분)였던 것. 사체가 되어 돌아온 에밀리에 벤과 아서 데닝은 혼란에 빠지고 돈과 명예에 얽힌 가진 자들의 거래가 시작된다.

영화 ‘미스컨덕트’(감독 시모사와 신타로·수입 ㈜코리아스크린·배급 BoXoo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스크린)는 ‘그루지’ 시리즈 제작자 출신의 시모사와 신타로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TV드라마 ‘데드 존’, ‘크리미널 마인드’, ‘팔로잉’ 등 다수의 범죄 스릴러 작품을 쓴 시모사와 신타로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 긴장감 넘치는 전개 및 인물들의 관계도를 그려냈다.

특히 ‘악마를 보았다’ 광팬으로 알려진 시모사와 신타로 감독은 배우 이병헌을 캐스팅, 진실을 추적하는 섬뜩한 인물로 묘사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발휘되는 그의 존재감은 영화의 깊이를 더하는 것에 일조한다.

할리우드판 ‘내부자들’이라 일컬어지는 ‘미스컨덕트’는 재벌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과 그 안에 숨은 비리와 은밀한 거래를 다룬다. 돈과 명예에 얽힌 인물들의 관계 및 심리, 치밀한 정치 싸움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거기에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조쉬 더하멜, 말린 애커맨, 이병헌 등 배우들의 호연 역시 돋보인다.

아쉬운 것은 역시 드라마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치밀하고 숨 가쁘게 쌓아올린 이야기는 다소 허술하고 황당한 방식으로 실마리를 드러내거나 마무리된다. 캐릭터나 배우의 힘에 기대려는 수가 드러나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는 강렬하지만, 사건의 마무리나 성긴 해결 방식은 ‘미스컨덕스’의 약점이다. 3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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