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K7,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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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3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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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은 뛰어난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사진=기아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기아차의 K시리즈 라인업은 2009년 1세대 K7(프로젝트명 VG)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차는 데뷔 직전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 PPL로 나왔고, 드라마와 더불어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0년 현대차 그랜저(HG)가 나오면서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K7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랜저의 인기가 워낙 높기 때문이었다. 이후 K7은 그랜저의 벽을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월 등장한 신형 K7(YG)은 기아차가 절치부심해 만든 신작이다. 외관에서는 ‘Z’자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이 돋보인다. 마세라티 차를 떠올리게 하는 음각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기존 국산차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실내 디자인 역시 기존 모델보다 일취월장했다. 대시보드는 앞서 나온 신형 K5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좀 더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구형보다 10㎜ 늘어난 2855㎜의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거리)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만든다. 새로운 플랫폼은 올 연말에 나올 신형 그랜저에도 쓰일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는 K7의 휠베이스가 동급에서 가장 길다.

[사진=기아차 제공]


시승차는 2.2 디젤이 배정됐다. 구형 K7에는 없던 엔진인데, 그랜저 디젤에 얹은 것과 제원이 똑같다. 차이점은 그랜저 디젤이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데 비해 K7은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다단화된 변속기는 한층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각을 보여준다. 특히 수동모드로 전환했을 때 좀 더 세밀한 변속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만 수동모드로 바꿀 때 운전자세가 약간 불편해지는 게 ‘옥의 티’다. 센터 콘솔 오른쪽에 컵 홀더를 배치한 탓에 기어 레버가 왼쪽에 치우쳐 있는데, 이 레버를 왼쪽으로 움직이면 수동모드로 바뀐다. 이 경우 기어 레버가 운전자의 몸과 너무 가까워져 손의 위치가 부자연스럽게 된다. 수동모드 전환을 오른쪽으로 바꾸도록 하면 자세가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숙성은 K7의 자랑거리다. 동승했던 이들이 하나 같이 디젤차임을 모를 정도로 공회전 때나 주행 중에 가솔린차 못지않게 조용했다.

[사진=기아차 제공]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에 요구되는 안락함을 갖췄다. 다만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은 고속주행처럼 좀 더 단단한 승차감을 원할 때 아쉬움이 느껴진다. 또한 이 시스템을 조작하는 버튼이 기어 레버에서 너무 뒤쪽에 자리해 운전 중 조작하기가 불편하다.

오디오 시스템은 단언컨대 국산 동급차 중 최고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크렐(KRELL)’은 유명세에 걸맞은 뛰어난 음질을 들려줬고, 각 음역대별 사운드가 확실하게 분리되며 귀를 즐겁게 했다.

K7 2.2 디젤(18인치)의 공인연비는 도심 12.0㎞/ℓ, 고속도로 16.3㎞/ℓ다. 그랜저 디젤과 비교하면 도심에서는 K7이, 고속도로에서는 그랜저의 연비가 우월하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의 비율로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1.5㎞/ℓ를 기록했다.

K7은 돋보이는 디자인과 향상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초반 기세가 대단하다. 출시 후 두 달 연속 1만대 계약을 기록한 것. K7이 수입차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 인기가 신형 그랜저 등장 이후에도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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