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웅의 발견, LG가 젊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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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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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 트윈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지금 이천웅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외야수 이천웅(28)의 선발 출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6개월간 훈련 과정을 지켜본 결과에 대한 확신이었다.

양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이천웅은 개막전의 영웅이었다. 단 한 경기 만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천웅의 자리는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kt 위즈)이 떠난 바로 그 자리다. LG의 외야 경쟁은 치열했다. 기존 임훈, 이병규(7번), 박용택에 문선재, 채은성, 안익훈, 이형종 등과 경쟁을 벌여 살아남아야 했다.

양 감독의 개막전 젊은 외야수의 선택은 이천웅이었다. 이날 LG는 이병규(좌익수)-임훈(중견수)-이천웅(우익수)으로 외야진을 꾸렸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이천웅의 타격 능력. 성남서고-고려대 출신의 이천웅은 2012년 LG 입단 이후 2년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천웅을 바꾼 것은 경찰청이었다. 복무 기간 타격이 엄청나게 늘었다.

이천웅은 지난해 경찰청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83경기서 타율 0.373을 기록했다. 그 기세는 경찰청 복무를 마친 뒤 LG로 돌아온 시범경기까지 이어졌다. 이천웅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378(37타수 1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천웅의 활약은 예견된 결과였다. 이날 이천웅은 올 시즌 첫 팀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LG가 0-4로 뒤진 2회말 1사 1루 찬스. 이천웅은 한화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1B1S 이후 까다로운 몸쪽 구속 136km의 낮은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잡아당겨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10m짜리 추격의 한 방이었다.

이천웅은 2-4인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송은범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을 상대로 자신감이 넘쳤다. 2B2S 이후 5구째를 노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를 때렸다. 양 감독의 표현대로 ‘야무진 타격’이었다. 결국 이천웅은 상대 실책 때 득점을 추가해 3-4로 따라붙었다.

한화의 세 번째 투수 박정진도 이천웅을 피해가지 못했다. 3-4인 5회말 2사 1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천웅은 박정진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10구까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수 앞 내야안타를 때려 박정진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타격 이후 빠른 주루 센스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이날 LG는 무려 4시간40분이 넘는 연장 12회 혈투 끝에 5-4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마지막 영웅은 대타 끝내기 안타를 때린 양석환이었지만, 추격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이천웅이었다.

2만6000명의 만원 관중이 가득 찬 9년 만의 잠실 홈 개막전. 이천웅은 LG가 젊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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