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누구를 위한 장기투자인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4-05 14: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3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51.8로 상승하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ISM 제조업 지수는 실물경제를 나타내는 선행 지표로 투자 판단의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중국도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로 8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어섰고,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7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국도 50을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여러 국가들의 제조업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선에 다다르니 펀드 환매가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코스피에서는 장기 투자보단 단기적인 박스권 플레이가 투자의 정석이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믿어온 펀드도 단기적인 투자 대상일 뿐이다.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장기 투자보다 약간의 초과 수익에 만족하고 환매 후 다시 재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펀드라고 해서 단기 매매를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단기적인 매매는 한두번 맞출 수 있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확률은 줄어들어 손실만 키우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아무리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인덱스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움직임이 동일하지도 않고 코스피가 하락할 때는 경제에 대한 공포스런 기사가 쏟아져 나오다 보니 재매수를 하지 못하고 뒤늦게 매수에 나서 비싼 가격에 매수를 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내 돈을 펀드에 마냥 묻어두기엔 미덥지 못하다. 펀드가 대중화된지 15년 가까이 됐지만 초기에 출시된 대표 펀드들은 이미 오래 전에 자취를 감췄고 매년 신상품 만들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펀드도 환매를 이겨낼 수는 없다. 인기 펀드도 환매가 늘어나면 수익률이 악화되고 악화된 수익률을 보고 더 이상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못난이 펀드로 전락하곤 한다.

이쯤되면 장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폐쇄형 펀드의 출시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공모 펀드가 투자자의 환매 때문에 좋은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구조라면 하루빨리 개선된 구조의 펀드를 출시한 후 장기 투자를 홍보해야 하는 것이 진정 투자자를 위한 장기투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